수도권 일극 체제 맞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형배 초대 시장, 새벽 2시 30분 취임 선서

취임 첫 날 자정 임시회 시작으로 24시간 ‘밤샘 강행군’ 공식 임기 돌입
전남 무안·동부·광주 3개 청사 순회 ‘홍길동 행보’… 저녁엔 ‘반도체 전략委 출범’

헌정 사상 최초의 광역지자체 행정 통합으로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형배 초대 시장이 1일 공식 임기 첫날부터 분초를 쪼개는 역대급 ‘밤샘 강행군’으로 시정에 돌입했다. 자정(밤 12시)에 의회를 열고 꼭두새벽에 취임 선서를 한 뒤, 전남과 광주 전역의 청사를 모두 순회하는 파격적인 행보다.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민형배 초대 시장의 공식 임기는 이날 자정 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의회 첫 임시회’와 함께 막을 올렸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이례적인 ‘꼭두새벽 취임식’이다. 민 시장은 날이 채 밝기도 전인 이날 새벽 2시 30분 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선서를 마쳤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뉴시스

이어 새벽 2시 40분에는 김대중 통합 교육감의 취임 선서가 나란히 진행됐다. 통합시 출범에 따른 행정 공백을 단 1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이자,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트릴 대한민국 첫 통합 지자체의 탄생을 신속하게 알리겠다는 상징적 조치다.

 

민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차별과 분할의 역사를 끝내고 ‘지역주도성장’의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민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1986년 전두환 정권의 분할 통치 야욕에 전남과 광주가 억지로 갈라진 뒤 우리는 예산과 사업을 놓고 갈등하며 힘을 소모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이 서러운 역사를 끝내고 대한민국을 뒤흔들 거대한 성장축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 시장은 현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 국가 운영 방식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놀라운 통찰과 결단이 전남광주 통합을 국가 대전환 과제로 끌어올렸다”며 이틀 전 발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첫 출발점으로서 압도적인 성과를 증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민 시장은 차기 시정의 5대 원칙으로 △압도적 성장 △균형 △기본소득 △녹색도시 △시민주권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발표한 800조원 규모의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역사적 기회로 규정했다.

 

민 시장은 “기업을 기다리는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특별시가 먼저 인재와 인프라를 패키지로 설계해 제안하는 강력한 투자자가 되겠다”며 “오늘 당장 반도체 산업 성공을 위한 추진 조직을 만들어 가동하고,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에 공장 건설의 결실을 맺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다.

 

취임 선서와 시정 비전 발표를 마친 민 시장의 이날 스케줄은 전남과 광주를 동서남북으로 넘나드는 그야말로 ‘지구력 테스트’를 방불케 한다.

 

민 시장은 새벽 일정을 마친 후 오전 7시 30분 시의원들과의 조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간 업무에 돌입한다. 오전 8시 30분에는 전남 무안청사로 첫 출근을 해 사무 인수서 서명과 민원서류 발급 시스템 점검을 마친 뒤 지역 언론인들과 첫 기자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오전 10시 35분에는 순천에 위치한 동부청사로 자리를 옮긴다. 민 시장은 동부청사 조계산문에서 하차해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집무실에서 통합 100일 실행계획 관련 ‘1호 결제’를 단행하며 동부권 지역민들과의 상견례를 가질 계획이다.

 

이는 취임사에서 밝힌 ‘균형’의 원칙에 따라 동부권(소재·항만), 서부권(해상풍력), 중남권(농생명), 광주권(AI·문화) 등 권역별 신성장 경제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오후 일정은 광주 권역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였다. 상공회의소 전·현직 임원 등 기업인들과의 오찬을 마친 민 시장은 오후 1시 10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오후 2시 광주청사를 방문한다. 이곳에서 재난상황실과 119종합상황실(17층)을 차례로 방문해 자연재난과 치안 상황을 보고받는 등 시민 안전을 직접 챙긴다.

 

하루의 피날레는 통합특별시의 핵심 미래 먹거리인 첨단 산업이 장식한다. 오후 5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KBS 특별대담을 마친 민 시장은 오후 7시 5·18민주광장에서 ‘전남광주 반도체전략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대장정의 취임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뭉치는 역사적인 날인 만큼 첫날 동선 역시 무안·순천·광주를 모두 아우르도록 치밀하게 안배한 것 같다”며 “새벽 2시 반 취임 선서부터 밤 8시 반도체 전략위 출범까지 이어지는 24시간 강행군은 통합특별시의 성공적인 안착을 향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민 시장은 취임사 마무리를 통해 “제가 꿈꾸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수도권에 휘둘리지 않고, 차별받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갈 ‘힘’을 의미한다”며 “1980년 5월 전남광주 시민들이 피눈물로 꿈꾸었던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으로 보답하겠다”고 시도민들에게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