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수백억원대 대출을 짊어지고 강남 빌딩 매입에 열을 올리던 스타들이 고금리 파도와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의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는 현실이다. 막연한 가치 상승에 기대어 레버리지를 극대화했던 이들의 재테크는 변동성 장세가 닥치자 부실이라는 시한폭탄이 되었다. 이러한 시장의 과열과 냉각 속에서 방탄소년단 슈가(민윤기)가 보여준 자산 운용 궤적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그는 건물 대신 우주에 투자했고 부동산이라는 전통적인 안전 자산의 문법을 해체했다.
그의 자산 전략은 수익률 추종을 넘어선다. 실물 부동산에 묶어두는 대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글로벌 우량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기조를 유지한다.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의 80억원 규모 전세 거주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주거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언제든 글로벌 시장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가용 자금을 100% 가깝게 운용하려는 치밀한 계산이다. 통상적인 자산가들이 강남 아파트나 상가 빌딩을 매입해 자산을 고정하고 금융비용을 감당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현장 중심의 경제 철학이 담겨 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스페이스X 투자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슈가는 스페이스X가 일반에 공개되기 훨씬 이전인 비상장 기업 단계에서부터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머스크의 비전이 공상과학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간파한 안목이다. 시장 데이터를 종합하면 그는 2022년 이전부터 해당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수치상 최대 40배에 달하는 수익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단기 변동성이나 대중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그의 투자 원칙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그는 부동산이라는 안전 자산의 유혹을 뿌리치고 실패의 위험이 더 큰 미래 기술 산업에 베팅했다. 이는 본인이 음악 산업에서 예술적 가치를 구축해온 방식과 정확히 일치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운용 방식은 시장의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가치가 증명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의 법칙을 학습했다.
이 철저한 리스크 관리 기조는 13세 대구 남산동 지하 작업실 시절부터 다져졌다. 당시 그는 1000원짜리 잔치국수와 2000원짜리 짜장면 사이에서 끼니를 고민해야 했다. 짜장면을 선택하면 귀갓길 두 시간을 걸어야 했던 소년 민윤기. 어깨 부상을 숨기며 버티던 연습생 시절을 거쳐 글로벌 아이콘이 된 지금까지 그가 체득한 “미래를 과신하지 말자”는 지론은 리스크를 분산하고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챙기는 투자 철학이 되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 또한 일맥상통한다. 그는 작곡을 넘어 고난도 미디 믹싱과 화성학적 깊이를 직접 챙기는 완벽주의를 고수한다. 곡 작업 중 미세한 주파수 대역까지 직접 매만지며 청취자의 피로도와 몰입감을 계산해 믹싱을 수정하기로 유명하다. 대형 자본의 논리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주관을 바탕으로 쌓아온 성실함이 현재의 글로벌 성공과 투자 성과를 이끌어낸 동력이다. 그가 구축한 음악은 ‘대취타’가 광복 80주년 국가 기록물로 지정된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지속 가능한 문화 자산으로 진화했다.
음악으로 증명한 이 가치는 사회적 결핍을 보완하는 시스템으로 구체화된다. 세브란스병원 ‘민윤기치료센터’ 건립에 기여한 50억원은 의료 현장의 인프라를 확충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위해 음악 치료 매뉴얼(MIND 프로그램)을 공동 저술한 행보는 그가 단순한 자산가가 아니라 현장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기획자임을 증명한다. 그는 복무 기간 중 센터를 수차례 방문해 아동들과 교감하며 치료 프로그램의 매뉴얼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12회기에 걸친 이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은 금전적 후원을 넘어 아동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문턱을 낮추는 실질적인 변화로 작동 중이다.
결국 슈가의 투자는 시장이 주목하는 대형 매물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를 향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이나 스페이스X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보다 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곳을 택하는 그만의 정공법이다. 화려한 메이저 자산보다 잠재력은 높지만 저평가된 영역에 과감히 자본을 투입하며 자신만의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이브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이유로 구체적인 투자 내역을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대구 지하방에서 끼니를 고민하던 소년이 머스크의 우주 사업 파트너이자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한 여정은 세상의 기대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고수해 온 결과다. 무대 위 관객이 줄어들 언젠가의 미래를 담담히 헤아리며 “추락은 두려우나 착륙은 두렵지 않다”던 청년. 그는 거품이 걷힌 시장에서 자본의 논리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따라 가장 안전하고 단단한 자신만의 우주를 설계해 나가고 있다.
그가 만드는 음악이 유행을 쫓지 않고 시대를 관통하는 서사를 담아내듯 그의 자본 또한 당장의 이익보다 본질적인 성장을 향해 흐른다. 결국 슈가에게 투자는 돈을 불리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증명하고자 하는 삶의 철학을 물리적 세계에 구현하는 또 다른 형태의 작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