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통’ 싸움 與 당권 주자들은 2030 경고 새겨 듣길

어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앞선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서울에서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 시장에게 참패했다. 민주당에 등을 돌린 2030 유권자 표심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뒤늦게라도 젊은이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2030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운동 세대의 희생과 아픔을 모른다”는 식의 ‘꼰대’ 같은 접근은 금물이다.

토론회에서 안병진 경희대 교수는 민주당을 향해 “이번 선거에서 ‘기득권’ 이미지로 고전했다”며 “계엄 이후 한국 정치가 민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보고 있다”는 질책을 쏟아냈다. ‘젊은이들이 설마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국민의힘에 표를 주겠느냐’는 오만에 사로잡힌 민주당이 2030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뜻이다.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젠 ‘내란 진압’을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민주당이 되레 기득권처럼 보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의 가치다. 취업부터 자산 형성, 출산·육아는 물론 내 집 마련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청년들은 기회라도 공평하게 주어지길 소망한다. 그런데 현실에선 남들 다 하는 투표권 행사조차 용지 부족 탓에 차단을 당하는 기막힌 ‘차별’ 탓에 분노하는 것이다. 한쪽에선 반도체 수요 폭증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떠들지만, 정작 이를 체감하는 2030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다른 세상 얘기만 하고 있으니 분노가 치밀지 않겠는가.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전직 대통령 등 특정 지도자들을 지목하며 ‘적통’이네, 아니네 싸움박질을 하고 있다. 반도체와 AI의 시대에 마치 조선 왕조로 거슬러 올라간 당파 싸움을 보는 듯해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대체 언제까지 청년들 목소리는 외면한 채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 대 반민주 중 택일하라’는 요구만 되풀이할 텐가.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들이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청년들을 위한 미래 비전으로 경쟁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