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통합 속도… 예비역·학부모 거센 반발

안규백 국방, 근본개혁 시급 강조
이르면 2028학년 통합 입학 전망
입시업계, 수험생 기피 요인 우려
“희망軍 탈락 땐 중도 이탈률 늘 것”

육해공사 총동창회 8일 집단 행동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로 정부가 국정과제로 정해 추진 중인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근본적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통합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지만 수험생 혼란 및 예비역 반발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휘관들 거수 경례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안규백 장관 주재로 1일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 장관은 1일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사관학교 교육개혁과 관련, “각 군(육·해·공군)의 전문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 전문성이 칸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합동성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합동성은 사관학교에서부터 함께 배우고, 함께 훈련하고,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체질화시킨 후에 야전에서 더 다듬고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통합이 각 군의 전문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군의 합동성 강화 등을 위해 국군사관학교를 창설,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을 통합 선발하는 개혁 방안을 추진 중이다. 1·2학년은 함께 공통 교육을 받고, 3·4학년은 군을 선택해 군별 특화 전공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 중 사관학교 통합 기본계획을 발표한 뒤, 공청회를 거쳐 국군사관학교 설치를 위한 법령 정비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첫 통합 사관생도 선발을 위한 입학전형 시행계획과 세부 선발 방침을 담은 모집요강을 공고할 전망이다. 현재 육군사관학교는 2028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정부 지침 하달 후’ 공표하겠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한 상태다. 이를 두고 2028학년도에 처음으로 통합 사관생도 입학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육사는 전남 장성으로 교정을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의 사관학교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반발과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행사에는 육사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 임종득 의원, 안보단체 등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을 탄핵소추하라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도 24만명을 넘었다.

 

사관학교 통합 선발 방안이 도입될 경우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과 사관학교 선호도에도 적잖은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 사관학교는 시험 응시율은 높지만 일반 대학과 중복 합격 시 이탈하는 비율이 많아 실질적인 합격선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대학 진학 단계에서부터 조기 진로를 결정하고 각 군의 특수성을 보고 지원하는 사관학교의 특성상, 통합 선발 제도는 오히려 수험생들의 기피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임 대표는 “최근 일반 대학에서 추진 중인 ‘무전공 선발’ 역시 실제 뚜렷한 합격선 상승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만약 사관학교를 통합 선발한 후 원하는 군에 배정받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과거에는 없었던 중도 이탈률 급증 문제와 함께 합격 점수 예측 불가능으로 인한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사생도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국방의 미래를 지키는 시민연대’는 지난달 “사관학교 통합 및 학교의 지방 이전 논의는 학업과 훈련에 매진해야 할 생도들과 가족들에게 이유 모를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회의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국가 지도자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혹은 정략적인 토건 논리를 앞세워 생도들에게 자신감과 패배의식만 심어주는 이유 없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