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부지사’냐 ‘경제부지사’냐…추미애호(號) 출범했지만 안갯속 [오상도의 경기유랑]

추미애 경기지사, 집무실서 ‘반도체 초격차 대책’ 1호 서명…생산 2배 확대
도지사 직속 ‘반도체전략위’ 신설…초대 정무부지사 명칭·인선에 관심 집중
“곳간 비었다” 재정 한파 속 AI 기반 고강도 조직진단 지시…대규모 신설 유보
도민 통합 채널 ‘경기공정호민관’ 구축 및 국세·지방세 동시 징수 등 쇄신 예고

민선 9기 ‘추미애호(號)’의 경기도정이 1일 공식 출범했지만 정무부지사와 조직개편 등 도정 성격을 파악할 핵심 요소들이 여전히 안갯속에 머물고 있다. 

 

도에 따르면 추 신임 지사는 취임 첫날 집무실에서 ‘K 반도체 혁신대책’을 1호 결재로 선택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경기남부 일대에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시기를 앞당기고 전력과 용수,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정부와 협력해 적기에 확충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1일 추미애 경기지사가 도청 집무실에서 1호 결재로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대책’에 서명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번 대책은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반도체 특별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체계와 상생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도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지사 직속 ‘반도체 전략위원회’와 정부·국회·기초단체 등이 참여하는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 협의체’도 구성할 방침이다.

 

추 지사는 서명 직후 질의응답에서 “반도체 세수가 경기도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도 재정 위기 돌파를 위한 고강도 조직 쇄신과 인사 혁신도 조만간 단행할 전망이다.

 

경기도 1호 결재인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대책’. 경기도 제공

◆정무부지사·조직개편에 쏠린 이목…비서실장 등 비서진 친정 체제 구축

 

이처럼 새 도정의 닻이 오르면서 추 지사와 호흡을 맞출 초대 정무부지사의 명칭과 인선에도 도청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김동연 전 지사의 퇴임과 함께 정무부지사인 ‘경제부지사’와 정무라인이 사퇴하면서 현재 자리들은 공석이다.

 

정치권에선 정무부지사 명칭이 지사직 인수위원회의 슬로건이었던 공정·혁신·포용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추 지사가 시정 가치로 ‘공정’을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이재명 전 지사 시절 ‘공정국’을 신설했던 전례를 고려해 ‘공정부지사’라는 명칭을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미증유의 민생경제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기존 경제부지사 명칭을 고수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초대 부지사 후보군으로는 추 지사와 행보를 함께해 온 중량급 정치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인수위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전 의원과 성남에 기반을 둔 김병욱 전 의원 등이다.

 

당선인 측은 “비서실장 등 필수 인선을 먼저 하고 객관적 진단을 거쳐 정무직 인사를 신중히 발표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실제로 이날 추 지사는 의원 시절부터 자신을 가까이서 보좌해 온 김재형 전 보좌관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친정 체제를 갖췄다. 지근거리에 있던 다른 보좌진도 대부분 비서진에 인선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용인시 제공

◆‘재정 비상’ 걸린 경기도…AI 활용한 조직진단 착수, 신설은 유보

 

다만, 대대적 조직개편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 지사는 “도 재정이 어려운 만큼 보여주기식 조직 신설은 유보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행정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전 부서의 업무 효율성을 정밀 진단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송곳 같은 조직개편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취임 직전 열린 현안 회의에선 도의 열악한 재정 실태를 정조준하며 긴축과 행정 개혁을 주문했다.

 

철저한 ‘현장 행정’은 조직 흐름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추 지사는 지난 선거 기간 의정부 피습 사망사건 현장을 찾아 치안 실태를 점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정책은 현장의 요구에 즉각 반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전 분야와 관계성 범죄 예방, 피해자 지원에 자원이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공정 분야에서는 민원 통합신고 채널인 ‘경기공정호민관’의 신설이 추진된다.

 

아울러 도세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세무 행정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제도·조직 정비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