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배우자 해외출장비 국고 반납하겠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재임 중 배우자 동반 해외 출장 논란과 관련해 “(배우자 출장비를) 국고에 반납하거나 적절한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위원장은 이날 열린 국정조사 특위에서 배우자 해외 출장 비용에 대한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특위 위원장의 질의에 “자세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이같이 답했다.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출장비 규모에 대해 “언론 보도를 비추어 보면 배우자에게 든 비용이 항공료로 3300만원인 것 같고 나머지 체재비나 식비는 자료가 오는 대로 확인하겠다”며 “도덕적, 정치적으로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② 윤호중 “행안부 나섰다면 부정선거 의심 받았을 것”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다루는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행정안전부의 대응을 두고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발언이 쟁점이 됐다. 윤 장관은 선거 당일 행안부의 ‘투·개표 지원 상황실’ 대응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행안부가 나섰다면 자칫 부정선거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딱 좋은 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선거는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보호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행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헌법적 구조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언론 보도를 통해 사태를 파악했다는 행안부의 태도를 비판하자 윤 장관은 “엄정한 중립을 지키고 있다. 선거 사무에 대한 결정은 선관위가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윤 장관은 행안부가 투표용지 보충과 이송에 직접 나섰다면 오히려 더 큰 논란이 됐을 것이라는 취지로도 답했다. 그는 “만약 투표 용지를 보충하고 이송하는 일에 행안부가 나섰다면 자칫 부정선거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딱 좋은 일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참정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젊은 청년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장관은 ‘이번 사태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언제 보고했느냐’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질문엔 “직접 보고드리지는 않았다”며 “서면으로 다음 날 오전 보고했다”고 답했다.
③ 정점식, 장동혁 징계 예고에 “신중하게 진행돼야”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장동혁 대표가 예고한 당내 징계 절차를 두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정 원내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소집과 관련한 질문에 “아직 예고만 됐을 뿐 실제로 징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답변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의원님들에 대한 징계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지방선거 전에 당에 많은 내분, 분란이 있었던 것 중에는 징계 국면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징계가) 불러올 당내 분란도 있을 수 있으니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전했다.
장 대표 체제에서 징계로 제명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잡음을 만들어 연명하려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한계 인사들이 징계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그런 식의 시도에 대해 제가 굳이 호응해주지 않겠다”며 “(장 대표가) 보수 정치를 이끌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의 재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