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의혹 유럽의회 극우동맹 EU 검찰, 4개국 동시다발 압수수색

유럽검찰청(EPPO)이 1일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과 관련된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지의 사무실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유럽의회 내 극우 동맹의 재정 비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다. 

 

유럽검찰청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의회 내 한 전직 정치 단체의 EU 기금 사용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프랑스 및 기타 유럽 국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 AFP연합뉴스

유럽의회 내 극우 동맹의 재정 비리 의혹은 지난해 7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독일·오스트리아 매체들과 함께 유럽의회 재무국의 내부 보고서를 폭로하며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RN은 2019년∼2024년 당시 극우 성향 교섭단체 ‘정체성과 민주주의’(ID) 내 동맹들과 함께 430만 유로(약 60억원)를 부당하게 지출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정체성과 민주주의’엔 프랑스의 RN 외에 이탈리아의 동맹(Lega), 독일의 독일대안당(AfD) 등이 포함됐었다.

 

이 자금의 상당액은 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 의원의 지인들과 관련된 회사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 의원의 전 보좌관이 운영에 깊이 관여한 홍보 에이전시는 형식적인 입찰 절차를 거쳐 ID로부터 170만 유로(약 23억원)를 받아 간 것으로 재무국은 파악했다.

 

또 이 보좌관의 부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는 140만 유로(약 19억원) 이상을 받아 간뒤 일감은 저비용으로 하청업체에 위탁하고 중간에서 26만 유로(3억6천만원)를 챙긴것으로 추정된다.

‘정체성과 민주주의’는 2024년 유럽의회 선거 이후 주요 정당이 ‘유럽을 위한 애국자’라는 새 그룹으로 옮겨가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RN의 대표이자 유럽의회 의원인 조르당 바르델라는 엑스(X·옛 트위터)에 “매번 그렇듯, 이번 사법 절차는 (대통령) 선거 일정과 관련된 것”이라며 “우리는 떳떳하며, 이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적었다. 바르델라 대표나 르펜 의원 모두 차기 프랑스대선의 유력 주자다.

 

RN은 이 사건 외에도 유럽의회 자금 유용 건으로 프랑스 사법 당국의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1심 법원은 르펜 의원이 유용한 자금을 47만 4000유로(약 7억원)로 인정하고 그에게 유죄 선고와 함께 5년간의 피선거권 박탈을 주문했다. 르펜 의원의항소심 선고는 오는 7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