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 야경 명소인 ‘서울로 7017’이 바퀴벌레 떼 출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시는 중구보건소와 전문 방제업체를 투입해 방제 작업과 원인 분석에 나선 가운데, 시민들이 개나 고양이에게 주려고 뿌린 사료와 음식물 부스러기가 먹이가 되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 관광객 소셜미디어(SNS) 영상이 불붙인 ‘서울로 바퀴벌레 논란’
서울로 7017은 노후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약 600억원을 들여 조성한 길이 약 1㎞의 공중 보행 공원으로, 서울역과 숭례문 일대를 잇는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다.
도심 속 야경 명소로 꼽혀온 이곳이 정작 아름다운 야경보다 징그러운 바퀴벌레로 더 화제가 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로에 바퀴벌레가 출몰한다는 제보는 지난달 한 외국인 관광객이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이 시발점이다.
해당 영상에는 서울로 7017 공원 의자 위를 바퀴벌레들이 떼 지어 기어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밤에 서울을 산책하면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에는 화단과 벤치 주변, 보행로 곳곳을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오가는 장면이 담겼다.
◆ ‘일본바퀴’…습한 녹지가 서식지
이곳 바퀴벌레는 주로 습한 녹지와 화단 주변에 서식하는 ‘일본바퀴’(집바퀴)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에 조성된 화분과 녹지가 바퀴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일부 시민들이 개나 고양이에게 주려고 뿌린 사료와 음식물 부스러기가 먹이가 되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어진 고온다습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바퀴벌레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시에 따르면 바퀴벌레는 낮에는 화단 흙이나 시설물 틈새에 숨어 있다가 해가 진 뒤나 비가 내린 뒤 벤치와 보행로 주변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방제 강화…“천적 없어 박멸 쉽지 않아”
서울시는 중구보건소, 전문 방제업체와 함께 방제 작업을 벌이는 한편 정밀 진단을 통해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시는 “청소와 쓰레기 수거 횟수를 늘리고, 음식물 섭취와 사료 살포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심 고가도로 특성상 바퀴벌레의 천적 곤충이 적어 완전한 박멸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화단과 음식물 관리 같은 서식 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방제 효과가 일시적인 데 그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사료 살포 자제와 지속적인 환경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