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저린데 허리가 문제?…통증의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배우 전원주는 최근 오른쪽 다리 저림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예상과 달리 허리의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다리가 저리거나 엉치가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다리나 엉덩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통증은 원인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먼저 나타나는 ‘연관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흔한 척추관협착증은 다리 통증과 저림을 유발해 무릎이나 혈관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 만큼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증의 원인을 몰라 헷갈려 하는 고령 여성환자의 모습.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 통증 부위와 원인이 다르면 ‘연관통’ 의심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관통은 실제 통증이 발생한 부위가 아니라, 신경을 공유하는 전혀 다른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뜻한다. 

 

신경이 한 줄기로 이어져 있다 보니 정작 문제가 생긴 부위가 아니라 그 신경이 닿는 먼 부위에서 통증이 발현되곤 한다.

 

전원주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오른쪽 다리 저림을 호소했지만, 검사 결과 무릎이 아닌 허리의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리 통증에 대한 원인을 듣고 놀라는 배우 전원주. 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 캡처

◆ 척추관협착증, 신경의 영구적 손상 가능성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요통과 다리 저림, 간헐적 신경성 파행 등을 유발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20년 165만9452명에서 2024년 185만6224명으로 4년 새 약 12%가 늘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보면 2024년 기준으로, 70대가 31.5%로 가장 많았고, 60대(30.7%)와 80세 이상(19.3%)이 뒤를 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리 통증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아 하지 혈관질환이나 무릎 관절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게다가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는 ‘나이 탓’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으며,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줄어 잠시 괜찮아졌다고 안심한다.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인 만큼 방치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10분 이상 걷기가 힘든 경우 ▲허리를 굽히거나 누워 있어야 통증이 감소하는 경우 ▲다리와 엉치 통증이 심한 경우 등에는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고,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빨간 화살표 부위의 척추관이 척추뼈가 내려앉은 영향으로 정상 상태(왼쪽)보다 좁아진 척추관협착증 소견이 관찰됐다. 자생한방병원

◆ 수술보다 증상 따라 보존적 치료부터 시행

 

척추관협착증 치료 시 고령 환자의 경우 회복 지연과 합병증 부담이 큰 만큼 수술 치료에 대한 위험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경막 손상, 혈종 등의 부작용과 함께 수술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FBSS)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주사치료, 한방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실제 SCI(E)급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수술률과 마약성 진통제 사용률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척추 수술률과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이 모두 낮았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발표한 무작위대조시험(RCT) 결과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진통제 등 통상적인 치료보다 통증 감소와 일상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수준에 따라 약물치료와 운동·재활치료, 주사치료, 수술, 한방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며,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다리 저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다리 자체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보다 허리 질환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