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직격 “여론은 ‘정몽규 그만’ 80%였는데… 46% 득표, 민의 왜곡” [월드컵]

“200명 선거인단은 관리 가능한 규모…대표성 키워야”
“닫힌 선거제에선 경쟁 자체 어려워…새로운 리더 못 나와”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제도와 관련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선거인단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당시를 사례로 들며 “눈으로 확인한 민의의 왜곡”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문성 위원은 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한국 축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협회장 선출 방식을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왼쪽),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 위원은 “좋은 비전과 정책이 나오려면 결국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이 경쟁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한국 축구의 리더십을 결정하는 거버넌스는 다양한 사람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 해왔던 기득권이 마음만 먹으면 계속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협회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마음 자체를 먹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제기되는 ‘대의원을 잘 뽑으면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은 “기존 200명 정도의 대의원을 유지한 채 그 대의원만 더 경쟁력 있게 선출하자는 방식으로 들리는데, 저는 그런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역 현실 자체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의원을 바꾸는 것보다 선거인단 자체를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선거 구조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박 위원은 “왜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협회장 선거에 나오지 않느냐”라면서 “닫혀 있는 선거 제도 안에서는 기존 세력이 아닌 이상 ‘한번 경쟁해 보자’는 마음을 먹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200명 정도의 선거인단은 관리가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며 “그 정도 규모에서는 특정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4선 성공 과정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박 위원은 “당시 전체적인 여론은 80% 이상이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는 분위기였지만, 대의원 투표에서는 46%의 지지를 받았다”면서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한 민의의 왜곡”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전체 의견과 선거 결과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표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민의가 굴절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선거인단의 모수를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선거인단 확대가 새로운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놨다. 박 위원은 “운동장을 넓혀주면 ‘이 정도면 나도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며 한번 경쟁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며 “지금처럼 닫힌 구조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나오지 않고 결국 같은 사람들이 계속 리더를 맡게 되는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거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선거인단을 몇 명까지 늘릴지,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는 전문가들이 논의하면 된다”면서 “다만 큰 틀에서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선거인단을 최대한 확대해 대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