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기술주 삭풍에 코스피가 8000선을 내주고 후퇴했다.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논란과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시장을 덮치며 ‘검은 목요일’을 보냈다. 30주년을 맞아 체질 개선을 예고한 코스닥도 동반 부진을 겪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655.32포인트(7.89%) 내린 7648.0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달 11일 이후 15거래일 만에 8000선 밑으로 내려왔다. 370.31포인트(4.46%) 하락한 7933.10으로 출발한 지수는 점차 하락 폭을 키웠고, 오전 9시7분 시장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8000선을 잠시 회복했으나 재차 힘을 잃어 오후 한때 7616.33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지난 19일 이후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팔자’를 나타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4조4000억원을 팔아치웠고, 기관도 2조8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6조26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간밤 뉴욕 증시는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27% 급락했다. 인공초지능(ASI) 개발을 위해 방대한 규모의 연산 인프라를 구축했던 메타가 남는 자원의 외부 판매를 추진하자 AI 투자 사이클 축소와 반도체 업황 우려가 시장에 번진 탓이다. 이에 미국 기술주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9.06%, 14.57%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타의 잉여 컴퓨팅 파워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 진출 외신 보도가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의 단초”라며 “반도체 포함 코스피 주가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조금만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뉴스가 나오면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동안 고공행진을 보여온 ‘한국형 공포지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오히려 전장보다 2.55% 내린 86.41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62.63포인트(6.74%) 내린 866.72에 거래를 마쳤다. 낮 12시47분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편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강화에 나서면서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 폐지되는 상장사가 50개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성천 거래소 공시제도팀장은 이날 코스닥 30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커넥트 2026’에서 “이달부터 동전주와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되는 데 따라 상장폐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