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이 “외환당국이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고 있으며 환율이 펀더멘털에서 괴리돼 쏠림이 심화될 경우 즉시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일 재경부에 따르면, 허 차관은 전날 국제금융정책자문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외국인 투자자 주식 순매도 지속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오른 1555.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전날 1554.9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치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5일(1568.0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환율은 이날도 올라 또 기록을 새로 썼다. 10거래일째 국내 주식을 순매도 중인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3000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졌다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발언에 달러 강세가 주춤하면서 환율이 크게 뛰지는 않았다. 허 차관의 구두 개입성 발언도 장중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허 차관은 최근 고환율이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때문이라고 평가하면서 “펀더멘털에 비해 쏠림 현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리밸런싱 문제도 향후에는 상당 부분 약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경부는 이달 중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6일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운영체제로 확대하고, 내년 1월부터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외환시장 선진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