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가 새로운 캐릭터에 밀려 사라졌던 지자체 캐릭터들이 다시 돌아왔다. 경기 고양시의 ‘고양고양이’와 서울 종로구의 ‘종돌이’가 그 주인공이다.
◆ 복귀한 종돌이와 고양고양이
지난 2일 종로구는 ‘POV(1인칭): 종돌이 컴백 릴스 만들려는데 이미지만 있을 때’라는 제목의 한 숏츠 영상을 올렸다. 가수 투애니원의 ‘Come Back Home’을 배경음악으로 영상 속 종돌이는 광화문 앞에서 손을 흔들고 지붕 위에서 ‘엄지 척’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기도 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구민들은 댓글을 통해 “종돌이가 돌아오기만을 영원히 기다렸다”, “종돌이 컴백 축하해요”, “종돌이 굿즈 기원합니다”라며 열띤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종돌이가 너무 귀여워 발견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며 “예전처럼 다양한 곳에 다시 등장해달라”고 과거 촬영한 종돌이 사진 앨범을 공유하기도 했다.
고양시는 지난 1일 공식 유튜브 채널의 프로필 사진을 고양고양이로 변경하고 해당 캐릭터가 출연한 5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고양고양이는 영화 ‘와일드 씽’에서 배우 오정세가 연기한 가수 최성곤 역의 노래 ‘네가 좋아’를 패러디해 불렀다.
대형 탈을 쓴 고양고양이는 기타를 치며 원곡의 가사를 “고양시 좋아”, “고양고양이 좋아”, “나를 예뻐해 줘서 좋아”로 재치있게 개사해 불렀다.
영상 조회수는 공개한 지 이틀 만에 10만회를 넘었고 “고양시 주민도 아닌데 반갑고 기쁘다”, “고양고양이가 고양시를 환하게 밝혀줬다”, “왔구나. 고양고양이”라고 환영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 지자체 캐릭터들을 그리워한 사람들
2001년 국민대학교 환경디자인연구소가 무상 개발·기증한 종돌이는 2010년 종로구의 공식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종로구의 대표 상징인 ‘보신각종’과 전통 오방정색의 중심인 노란색(황색)을 형상화했으며 귀여운 외형으로 시민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종로구가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종돌이는 설 자리를 잃었다. 구에서 2022년부터 2년간 숙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서울의 길 종로’를 새로운 통합 브랜드로 선보이면서 종돌이의 모습은 점차 찾기 어려워졌다.
이후 SNS에서는 종로구 곳곳에 남아 있는 종돌이의 흔적을 촬영해 게시한 글이 잇따랐다. 특히 ‘멸종 위기의 종로 종돌이를 찾아 보호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제보를 받아 종돌이의 흔적을 공유하거나 2022년부터 종돌이 게시물만 200개 넘게 올린 이색 계정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고양고양이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 고양고양이는 일산 신도시로만 알려진 고양시 브랜드를 개선하기 위해 ‘고양’이라는 지명에 착안해 고양시청 직원이 만들어졌다. 고양시는 고양고양이와 함께 문장 끝을 ‘고양’으로 끝내는 일명 ‘고양체’를 SNS에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시의 공식 채널에서 자취를 감춘 데다 다른 캐릭터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활용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에 고양시 안팎에서는 고양고양이를 재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또한 지역 캐릭터 콘텐츠 기업 ‘로컬러’는 ‘고양고양이 부활프로젝트’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해당 계정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고양시장 후보 전원에게 고양시 캐릭터 부활에 대한 입장을 질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행정 운영이 바뀌어도 지역 주민이나 지역 정체성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민들이 오랫동안 원해 온 방향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