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관위, ‘기술 단속’ 주도권 강화…아케이드 심의 민간 이양도 추진

국내 사행성 게임장 단속과 게임물 심의 체계가 개편을 앞두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관위)가 현행 법률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장 조사·수거 권한을 바탕으로 불법 프로그램 판독 등 단속 전 과정의 기술적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공공 영역에 남아 있는 아케이드 게임물 심의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방안도 본격 검토되면서 게임 규제 체계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단속의 무게 중심을 단순 현장 적발에서 기술 전문성에 기반한 심층 분석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그동안 게관위는 현행 법률에 따라 불법 게임물에 대한 현장 조사와 수거, 폐기 등의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제 단속은 경찰 등 사법당국의 강제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아케이드게임이 설치된 전자오락실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최근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IC칩 개조와 불법 프로그램 변조 등 갈수록 지능화된 수법을 활용하면서 현장에서 위법성을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게관위는 기존 법적 권한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단속 기획 단계부터 현장 조사, 프로그램 분석, 기술적 불법성 판독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수사나 압수·수색 등 사법권 행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경찰 등 사법당국이 지원하고, 불법 여부에 대한 기술적 판독과 단속의 실질적인 주도권은 게관위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게임물 심의 체계에도 변화가 추진된다. 현재 공공기관이 담당하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물 심의를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아케이드 게임은 사행성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공공 심의 체계를 유지해 왔지만, 게임산업의 다양화와 민간 자율규제 확대 기조에 맞춰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관이 심의를 담당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민간에서도 자율규제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건전아케이드게임산업협회(KHAGIA)는 사행성 게임과 불법 환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외부 전문가 중심의 자율규제위원회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KHAGIA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체계를 기술 전문성과 민간 자율규제 중심으로 전환하는 만큼 업계 역시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행성과 불법 환전을 철저히 차단하는 자율규제를 통해 아케이드 게임산업이 건전한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간 차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는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은 아케이드 게임 심의와 자율규제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 체계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