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민연대 “차별·혐오 일상 운동부라면 야구 안 하는 게 교육적”

“기성세대의 교육관 간과가 사건 초래”

체육시민연대는 ‘스타벅스 구호’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단 사태에 선수단의 인식과 장래 등을 생각하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게 교육적일 거라는 취지로 3일 밝혔다.

 

다만, 상대 존중과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알려줘야 할 기성세대가 교육관을 간과한 것도 문제라며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창립한 체육시민연대는 건강한 체육문화 정착 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 단체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근조화환이 늘어 서 있다. 뉴시스

 

이 단체는 ‘학원 스포츠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멈추고 본질을 바라보라’는 성명에서 “결코 입에 담을 수 없는 차별과 혐오가 학원 스포츠에서 일상화되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배재고는 공식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진정성이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며 “늘상 벌어지는 응원에 ‘말이 한 번 잘못 나간’ 정도로 사건 무게를 가볍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팀원 사기진작과 경기 구성원 존중이 아닌 상대 조롱 등의 잘못된 응원 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발언의 파장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민주시민 교육을 간과한 교육 시스템의 오류를 의미한다고도 강조했다.

 

단체는 “그릇된 역사 인식을 교정할 기회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경기장에 나서 자기검열과 반성 없는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쉽게 내뱉는 식으로 스포츠를 소비했다”며 “이런 방식의 학교 운동부라면 학생 선수 당사자의 장래를 볼 때, 야구를 하지 않는 게 훨씬 교육적”이라고 부각했다.

 

스포츠 경기로 얻고자 하는 교육적 이득이 아닌 승부에만 집착하는 문화에 몰두해 차별과 혐오성 언어를 외치는 게 ‘팀원의 임무’로 인식될 정도라면, 차라리 야구를 하지 않는 게 교육적이라는 의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배재고 야구부 전국 대회 출전 정지 6개월 징계가 과하다는 일부 지적에도 단체는 “그런 주장은 사태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학원 스포츠 근간을 흔드는 일에도 관용을 얘기한다면 추후 어떤 문제도 대처할 수 없다”며 “교육과 보호라는 이유로 잘못을 감싼 결과가 오늘의 사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단체는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교육자, 행정가 지도자 등 기성세대의 문제로 귀결한다”며 “스포츠의 본질을 알려줘야 할 기성세대의 간과된 교육관이 사건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학교 운동부를 포함한 모든 학생이 차별과 혐오의 표현을 멈추고 존중에 기반해 우호적 경쟁에 임할 방안을 교육 당국과 관련 협회 등이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제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이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 하는 조롱성 구호로 큰 논란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