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지표 부진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대감 축소로 3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향후 환율 방향성을 두고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외환당국의 안정화 조치와 견조한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석 달 내 15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외국인의 주식 자금 이탈과 경제 주체들의 외화 선호 현상을 근거로 3분기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16분 기준 1529.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오전 9시 기준 전장 대비 11.3원 내린 1544.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하락 폭을 더욱 키웠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인 11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며 엔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155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한국씨티은행은 세 달 안에 1500원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와 견조한 반도체 수출 등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가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있고 기업의 환전 수요도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근거로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패시브 펀드 리밸런싱 매도세가 이어지며 3분기 환율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국내 투자에 따른 수출 대금 환류 등이 환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주체들의 짙어진 외화 선호 현상이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이 높은 이유는 외화를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임 연구원은 “기업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예금으로 묶어두면서 실제 달러 유입은 지표를 밑돌고 있다”며 “엔화가 반등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을 무역 지표가 아닌 자본 유출입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의 핵심 원인은 경상수지가 아닌 금융계정 내 주식 자금 흐름”이라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양국 금리차 요인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 하반기 환율은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