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을 구하지 못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홈플러스는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이상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홈플러스 내부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및 납품업체 관계자 수만명의 고용에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직원 임금과 납품 대금 미지급 등의 후폭풍도 우려된다.
◆회생 폐지 확정 시 채권자 가압류 가능…임금 정산 불투명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인 3일 기업회생 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법원에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은 성사됐으나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M&A)가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급여·물품대금·조세 등 공익채권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관계인 집회 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법원은 당초 3월4일이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5월4일로 한 차례 연장한 데 이어 이날까지 기한을 재차 유예했다. 영업양도와 DIP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 마련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한 것이다.
회생절차는 게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결정되면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최장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연장기한을 고려하면 회생절차는 올해 9월까지 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법원은 현 상태로는 회생절차 지속의 실효가 없다고 봤다.
법원은 “즉시항고 기간 내 홈플러스가 운영자금을 조달한 뒤 항고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면 ‘재도(再度)의 고안(考案)’ 절차를 통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다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2주 내 즉시항고하지 않을 경우 회생 폐지 결정은 확정되고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가압류·경매를 막아주던 포괄적 금지명령도 해제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자들의 전방위적인 압류 및 강제집행 위험에 직면해 직원들의 밀린 임금이나 퇴직금 정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직영 매장 직원·협력업체·납품업자 줄타격 불가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에 따라 홈플러스 내부 직원을 포함해 협력업체와 농가 등 최대 10만명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우선 홈플러스 직영 매장과 협력업체 노동자 등 약 2만명의 고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결국 파산 수순에 들어가게 되면 전국 매장은 영업이 중단되며 이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여기에 홈플러스에 농축수산물을 납품하던 지역 농축산업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물건을 납품해온 협력사들이 이미 납품한 물건의 정산 대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