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높여두었던 정책토론청구 제도의 문턱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안을 민선 9기 첫 추진 과제로 전면에 내세웠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민선 9기 시정 출발을 알리는 제1호 조례로 ‘대구시 정책토론청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마련해 입법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 개정조례안의 핵심은 정책토론을 청구하기 위해 필요한 시민 연서(동의) 기준을 현행 1200명에서 300명으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아울러 토론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 위원 수를 기존 11명에서 13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토론 청구의 장벽을 낮춰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심의위원회의 외연을 확장해 다양한 분야의 시민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책토론청구 제도는 2008년 대구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도입하며 대표적인 주민참여 정책 모델로 꼽혀왔다. 하지만 홍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23년 청구인 기준이 300명에서 1200명으로 4배가량 강화되면서 지역 사회 내에서 ‘시민 참여를 무력화하는 개악’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조례 개정 이후 대구시에서 정책토론회가 개최된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청구인 기준이 상향된 뒤 토론회 개최 실적이 전무해 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론의 장으로 활용하기에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조례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도 최근 논평을 통해 “주민정책토론청구제도의 정상화를 환영한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9기 대구시가 주민참여제도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과거 홍준표 시정과 차별화됨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조례 개정에 그치지 않고 향후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치, 나아가 실질적인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