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50포인트 출렁인 코스피…‘AI 피크아웃' 우려 씻어낼까

코스피가 3일 극심한 장중 변동성을 딛고 반등에 성공하며 8000선을 회복했다. 최근 불거진 인공지능 관련 투자 고점 논란에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단기 과열에 대한 해소 현상으로 진단하며, 다가오는 실적 시즌을 통해 업종 전반의 실제 이익 창출력이 검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3일 전장 대비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91.66포인트(1.20%) 오른 7739.75로 출발했다가 하락 전환해 한때 7378.10까지 밀렸다. 이후 상승 전환에 성공한 지수는 오름폭을 점차 확대해 오후 들어 80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8,000선을 회복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하루 변동폭 역대 2위

 

이날 장중 고점(8136.28)과 저점(7378.10)의 차이는 758.18포인트에 달해 역대 두 번째로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역대 1위는 지난달 23일(코스피 -9.99%) 기록한 971.61포인트다.

 

수급별로는 기관이 홀로 4조445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기관이 전기전자 업종에만 3조7550억원을 집중 매수하며 전날 폭락했던 대형 반도체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2941억원, 2조1928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 이후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팔자를 나타냈고 개인은 6거래일만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다만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181억원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지수 등락폭이 유독 확대되는 배경에는 상장지수펀드(ETF) 쏠림 등 파생상품 시장의 구조적 특징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대형주에 연동된 레버리지 상품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기계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련 상품 상장 이후 일간 변동폭 평균은 425포인트로 이전 대비 88% 급증했다.

 

이런 수급 쏠림 속에서 펀더멘털 자체의 훼손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노이즈에 의한 밸류에이션 하락 성격이 강하다”며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하향이나 장기공급계약 축소 등 실제 메모리 펀더멘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이슈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단기 지지선 확인한 증시

 

시장에서는 전날 급락에 이은 이날의 반등을 단기 지지선 이탈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결과로 풀이한다. 기술적 분석상 주요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한 뒤 투자 심리가 빠르게 진정됐다는 평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단기 기술적 지지선 이탈 후 시장이 진정되며 저가 매수 요소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 회복과 맞물려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전약후강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시장 방향성은 다음주 줄지어 이어지는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이벤트에 따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6일 국내 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 전면 개방을 시작으로, 7일에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10일엔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주식예탁증서 상장이 대기하고 있어,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확인 과정이 향후 증시 흐름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 지표들이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제 시장은 인공지능 투자 고점에 대한 의구심을 숫자로 해소해야만 하는 변곡점에 섰다”며 “다가오는 실적 시즌을 통해 확고한 투자 기조가 재확인된다면 글로벌 증시는 실적 증명에 따른 반등 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