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7일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며 시행되면 직접 헌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도 ‘7월7일 극복법’이라는 게시글까지 공유되며 이 법이 정당한 비판까지 허위정보로 몰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7일 ‘국민 입틀막법’이 시행된다”며 “허위·조작 정보를 판단할 기구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졸속”이라고 했다.
그는 이 법에 대해 “대통령이 자기 재판 없애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며 국민 비판마저 듣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독재 선언”이라며 “특히 SNS 커뮤니티 운영 업체에 과도한 제재를 가하는 이번 법안은 미국과의 통상 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전 검열 금지, 과잉금지 원칙, 언론·표현의 자유, 사상·양심의 자유 등 헌법 규정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이 법이 시행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SNS 검열의 위헌성을 다투는 헌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짜뉴스로 부당이득 취득하면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인한 배상액을 손해액의 N배 가중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튜브나 SNS에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를 악의적으로 퍼뜨려 부당이득을 취하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직전 3개월간 총 3회 이상 정보를 게재한 자 중 구독자 수가 10만명 이상이거나 3개월간 월평균 합산 조회수가 10만회 이상인 유튜버, 인플루언서, 인터넷 매체 등이 대상이다.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 정보임을 알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으며 △피해자에게 법익(琺益) 침해가 발생했다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법원 판결 등으로 이미 불법·허위조작정보라고 인정된 정보를 플랫폼에 2회 이상 유통할 경우에 게재자에게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추가 처분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 규제 의무도 커진다. 구글, 메타 등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가 100만명 이상인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는 허위정보 신고·조치 기준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짜뉴스 신고가 들어오면 게시물을 지우거나 계정을 정지할 권한도 갖는다.
불법정보에는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직접적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등도 포함된다.
◆‘철회 촉구’ 청원에 14만명 동의
법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상에서는 “7월7일을 극복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고 있다. 게시글을 올릴 때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선 단정적인 표현 대신 “라고 주장한다” “논란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조사해봐야 한다”는 우회적 표현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이 비판적 여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개정안 시행을 철회해달라는 국회전자청원에는 5∼6월 한달 새 14만2248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도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개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허위조작정보 개념이 광범위하고 공공의 이익 침해라는 기준도 추상적이라 명확성·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지난해 말 한국의 이번 법 개정이 기업들의 사전 검열을 부추기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 “정당한 정치적 의사 표현, 처벌 대상 아냐”
여당은 이 법이 일반 국민을 겨냥한 법이 아닌,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이버 렉카’ 등을 겨냥한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수미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법 시행을 앞두고 2030 세대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을 무겁게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이 법은 평범한 국민의 입을 막는 ‘입틀막법’이 아니라 타인의 인격을 살인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파괴하는 ‘가짜뉴스 및 사이버 렉카 방지법’”이라고 해명했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일상을 나누고, 정당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며, 매섭게 권력을 비판하는 국민은 단 한 분도 이 법의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팩트체크 생태계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제도적 보완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