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전제로 만나온 남성을 성폭행범으로 몰아 합의금을 뜯은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사이의 통화 녹음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여성의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김현지 판사)은 무고와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5월 공무원인 남자친구 B씨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부모님에게 지금껏 드린 용돈을 모두 회수하고 결혼자금을 받아오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예비 신부의 황당한 청구에 기가 질린 B씨는 이 요구를 거절하면서 A씨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로부터 약 3주가 지났을 무렵 A씨는 커피숍으로 B씨를 불러내 “내 순결 뺏고 잠수탔으면 고소하기 전에 손해배상을 해라”면서 합의금 3000만원을 주고 자기와 다시 교제할지, 5000만원을 내놓고 헤어질지 선택하라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성범죄) 고소 기록은 퇴직할 때까지 따라다닐 거야”라며 공직자 신분인 B씨를 몰아세웠다.
협박에 겁을 먹은 B씨는 혼인자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결혼 이행각서’를 쓰고 3000여만원을 A씨에게 입금했다.
B씨는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변호사를 만나 예비 신부의 이러한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고 A씨에게 혼인자금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공갈이나 명예훼손 해 봤자 난 안 잘리는데, 넌 (공무원이라서) 성 관련은 잘린다”며 “기록도 평생 남고 면직된다”라고 재차 협박했다.
참다못한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남자친구가 나를 강간했다’는 내용의 허위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A씨는 심지어 B씨의 상관에게 연락해 성범죄 피해 주장을 하면서 인사상 불이익까지 요구했다.
B씨는 이후 공직사회에서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것은 물론이고 직위해제 처분 위기까지 내몰렸다.
A씨는 법정에서 “실제 강간 피해를 봤다”며 “(돈을 요구한 부분은) B씨가 결혼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합의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통화 녹음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는데도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을 고소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여러 차례 강간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후로도 결혼을 전제로 연인 관계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이자 피무고자가 공무원 신분임을 이용해 성폭행 고소를 빌미로 돈을 갈취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고소한 사건은 ‘불송치 결정’이 내려져 피해자에 대한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피해자와의 합의 내지 피해 복구 기회를 부여하고자 피고인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