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5·18이 성역됐다’ 주장에 靑 공개 경고 나서…與 내부선 부글부글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이병태 부위원장이 배재고 야구부의 이른바 ‘스타벅스 응원 구호’와 이로 인한 징계 처분을 두고 “5·18이 성역이 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청와대가 공개 경고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 인사’ 기조에 따라 위촉한 보수 성향의 이 부위원장이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이며 여권 내에선 인선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재차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관련해 청와대는 엄중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 전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이 개인적 의견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바 있다”며 “이는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특히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배재고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중징계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 “5·18이 성역이 됐다”면서 “북한의 모습”이라는 내용을 담은 비판글을 게시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이 부위원장이 ‘5·18은 성역입니까’라고 묻는다. 답해드린다. ‘네, 맞다. 민주주의의 성역이다’”라면서 이 부위원장을 직격했다.

 

이 부위원장은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전날 새벽 SNS에 추가로 글을 올려 “이번 응원 구호가 적절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것이 부적절했다면 비판하면 된다. 그 비판도 표현의 자유다. 하지만 발언을 근거로 ‘처벌’은 기본권의 부인”이라며 “그래서 성역의 위험성을 거론했다. 이 발언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기본권의 부정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추구했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나는 표현의 자유는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처벌의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기본권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장해왔다. 표현의 자유는 ‘옳고 바른’ 말을 할 권리가 아니라 틀리고 엉뚱하고 거짓된 말도 사회가 허용하라는 기본권”이라며 “전에 어떤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 그게 기본권이다. 김일성 만세가 옳고 우리가 동의해서 발언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나는 학생들의 구호가 아니라 그들의 처벌이 광주민주화 운동의 조롱과 폄훼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여권에서는 이 부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부위원장의 주장을 두고 “정말 부적절하고 참담한 발언”이라며 “이 부위원장은 자신의 잘못된 인식과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비극과 시민들이 목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를 희화화하는 행위까지 표현의 자유로 감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지난 3월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이 부위원장은 이른바 ‘뉴이재명’ 인사로 분류된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 몸담으며 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위촉 발표 당시에도 여권 내에선 이 부위원장의 과거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위촉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