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논란, 안보협력으로 번지나…정부, 영향 차단 총력

미국 행정부와 미국 의회 일각에서 갈수록 쿠팡 문제 제기 수위를 높이자, 정부는 쿠팡 사안이 한·미 원자력 협력 등 안보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쿠팡 사안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 설명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달 추진 중인 한·미 2차 안보협의 일정에 차질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미국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도 연일 공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쿠팡에 대한 조사는 모두 국내법상 적법절차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국적에 따라 기업활동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거나 특정 기업을 표적화해 조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자 정부가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정례브리핑에서 “보고서가 쿠팡 측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고, 국가정보원도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냈다. 

 

문제는 백악관도 미 하원 법사위와 비슷한 인식을 드러내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2일 언론 질의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들을 차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어떤 합리적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이재명 정부는 쿠팡을 콕 찍고 있다(single out)”고 주장했다.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쿠팡 비호 보고서 발표한 미국 하원 및 쿠팡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문제 제기가 의회 차원을 넘어 백악관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이번 사안이 한·미 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외교부는 원자력 협력을 논의할 2차 협의를 이달 중 개최하기 위해 미국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는 한·미 안보 협력에 쿠팡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1차 협의도 같은 문제로 차질을 빚었다. 당초 올해 초 개최가 예상됐지만, 미국이 한국의 대미 투자 속도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을 문제 삼으면서 결국 6월 초에야 열렸다. 위 실장은 지난 4월 쿠팡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입장 차가 “기업의 문제”라면서도 “안보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정부는 쿠팡 문제가 다른 분야로 확산하지 않도록 미국 측에 꾸준히 소통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통상·투자 문제를 안보 의제와  분리하지 않는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존과 같은 설명과 대응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쿠팡 주식거래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사안을 둘러싼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운용사를 통해 총 18차례 매매한 사실이 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최대 13만 달러(약 2억원)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