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점심을 먹기 위해 나온 인파들이 좁은 인도를 가로막은 형형색색의 전기자전거 10여대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유 킥보드가 길을 막아 불편했는데, 요즘은 더 크고 무거운 전기자전거들이 인도 곳곳에 방치돼 있어 통행하기가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한때 도심의 골칫거리로 꼽히던 공유 전동킥보드가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규제로 주춤한 사이, 그 빈자리를 공유 전기자전거가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더니 다른 공유 모빌리티로 공급이 옮겨가며 시민 불편은 그대로인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에게 도보 위 방치된 자전거는 안전을 위협하는 ‘지뢰’다. 양남규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이사는 “제가 단독 보행을 주로 하는 편인데 점자유도블록 위에 전기자전거나 킥보드가 주차돼 있으면 불편한 거는 둘째 치고 잘못하면 넘어져서 다칠 수 있다”며 “한번은 점자유도블록 위에 자전거가 눕혀져 있었는데 그 바퀴 사이에 지팡이가 껴 크게 넘어져 무릎이 까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해자가 속출함에도 단속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근거 법령의 차이 때문이다. 무단 주차 시 유예시간 없이 ‘즉시 견인’ 조치가 가능한 킥보드와 달리, 전기자전거의 경우 자전거법에 따라 공공장소에 최소 10일 이상 방치돼야 견인할 수 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하루에 평균 10건 정도의 민원이 접수된다”며 “업체 측에 연락을 하거나 공공일자리 노동자분들이 (자전거를) 이동시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