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중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서남권 반도체 팹 건설로 추가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한해 2700만t(이산화탄소 환산량)을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말 확정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상 목표 배출량의 최대 10% 수준에 육박하는 양이다. 정부가 메가프로젝트 구현을 위한 전력·용수 확보 계획뿐 아니라 NDC와의 일관성 확보를 위한 대책까지 내놔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5일 녹색전환연구소가 추정한 2035년 전력배출계수(0.12tCO2eq/㎿h)를 토대로 메가프로젝트 내 총 AI 데이터센터(SK·GS·네이버)와 서남권 반도체 팹 4기(삼성전자 2기·SK하이닉스 2기) 운영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산한 결과 한해 약 2750만t을 추가로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전환연구소의 2035년 전력배출계수는 2035 NDC 내 전력 부문 목표 배출량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상 2035년 전력소비량(697.6TWh)으로 나눈 값이다.
정부·재계는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를 18.4GW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건설의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6.3GW 규모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했고, 청와대는 이재명정부 임기(2030년 6월) 내 완공을 공언했다.
2035년 계획된 시설이 모두 운영에 들어갔다고 가정할 때 가동률 95%를 기준으로 전력소비량을 단순 계산하면 AI 데이터센터는 약 1억5312만㎿h(메가와트시), 서남권 반도체 팹은 약 5243만㎿h다. 전력소비에 따른 한해 간접 배출량이 AI 데이터센터는 약 1837만t, 서남권 반도체 팹은 약 629만t이나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35 NDC상 우리나라가 목표로 하고 있는 전력 부문 배출량은 2018년(2억8300만t) 대비 68.8∼75.3% 줄인 8830만∼7000만t이다.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AI 데이터센터·서남권 반도체 팹의 간접 배출량(약 2466만t)은 전력 부문 배출량의 27.9∼35.2%나 되는 양이다.
여기에 직접 배출량까지 감안하면 전체 배출량이 더 늘어난다.
AI 데이터센터와 달리 반도체 팹은 공정에 불소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외 직접 배출량도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지속가능성 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반도체(DS) 부문 직·간접 배출량 비율은 31대 69 수준이다. 이 비율 기준으로 서남권 반도체 팹 직접 배출량을 따져보면 약 283만t로 추산된다.
직접 배출량까지 더한 AI 데이터센터·서남권 반도체 팹 관련 추가 배출량(약 2750만t)은 2035 NDC상 우리나라 목표 순배출량(2억8950만∼3억3890만t) 대비 8.1∼9.5%에 달하는 양이다.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추가 배출량이 NDC 달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란 평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배출량 증가가 수년 내 현실화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정부·재계가 일단 2029년까지 AI 데이터센터를 8.4GW 규모로 1차 조성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2∼3년 내 상당한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LNG발전 이용률을 높이고 기존 석탄발전 폐쇄 일정을 순연하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원 동해에 GS가 2.4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인데, 강원 지역 석탄발전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NDC 소관 부처인 기후부는 당장 ‘전력 인프라 확보’에만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기후부 관계자는 “아직 12차 전기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NDC 영향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나올 12차 전기본에는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추가 전력 수요와 신규 원전 건설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 추가 건설을 빠른 시일 내 검토하겠단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