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재명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 속도전’에 가속도를 붙이기로 했다. 당장 6일부터 본격화하는 22대 국회 후반기 의사일정에서 국정과제 관련 법안 중 국민 체감도가 높고 시급성이 큰 법안을 선별해 조속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싼 원 구성 재논의를 요구하며 상임위 전면 보이콧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 충돌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5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3분기 중점추진법안을 선정해 법안 추진 단계별 맞춤형 입법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당청청은 부처 간 이견이 있는 법안은 신속 조정하는 등 중점추진법안의 적기 입법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당정은 입법 추진 상황과 중요도,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점추진법안을 선정했다. 민주당 한병도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2월까지 이재명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일차적으로 모두 통과시키는 데 당력을 집중하도록 하겠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제도를 손보겠다고 거듭 밝혔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는 3일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도 예고됐다.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4대 핵심 목표로 △경제·산업의 전환 △삶과 안전의 전환 △기후 미래의 전환 △국가 제도의 전환을 후반기 국회 4대 핵심 목표로 정했다. 핵심 입법 과제는 67개로 추렸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요구하며 상임위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죄를 지우겠다고, 재판을 없애겠다는 공소 취소(특검)를 앞두고 있다. 단순한 상임위원장 배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래서 끝까지 법사위원장의 무도함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에 참여하지 않고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야가 치킨 게임식으로 대립하고 있으나 일정 시점에는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교섭단체인 제1야당을 ‘패싱’한 채 단독 처리 기조를 이어갈 경우 ‘독선 이미지’가 커질 수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여권의 국정 운영 동력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속도전만 앞세우는 듯한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이 실제 법안 처리에 나설 경우 상임위 밖에서는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