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 자면 괜찮다?…수면 격차 큰 청소년, 자살 위험 높아진다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국내 청소년 4만8101명 분석
2시간 이상 수면 격차 발생 시 ‘자살 생각’ 14.2%

생체 리듬과 사회적 일정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사회적 시차’가 심할수록 청소년이 자살 관련 행위(생각·계획·시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등교 시간 조정 등 구조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일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대한보건연구’에 실린 ‘한국 청소년의 사회적 시차가 자살 관련 행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중·고등학생 4만8101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적 시차(Social Jetlag)란 인간의 내재적인 생물학적 시계와 사회적으로 강요된 시간표 사이의 만성적인 불일치를 말한다. 인체는 일주기 리듬에 따라 호르몬 분비, 체온 조절 등이 조절되는데 사회적 시차는 이러한 체계를 교란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생체 리듬 교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회적 시차는 흔히 평일과 주말의 수면 리듬 격차로 나타나며, 이번 연구에서는 평일과 주말(휴일) 수면 시간의 중간 지점 간 격차로 계산됐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만성적인 사회 시차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시차가 1시간 미만인 청소년은 2만1977명(46.4%),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은 1만5957명(33.2%), 2시간 이상은 1만167명(20.3%)이었다. 청소년의 53.5%가 매주 1시간 이상의 생체 리듬 불일치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사회적 시차가 벌어질수록 최근 12개월 동안의 자살 관련 행위(생각·계획·시도) 경험률이 모든 지표에서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최근 12개월간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회적 시차 2시간 이상 집단이 1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 집단이 12.2%, 1시간 미만 집단이 11.2% 순이었다. 사회적 시차 1시간 이상∼2시간 미만 집단에서는 자살 생각 경험 비율이 12.2%, 1시간 미만 집단에서는 11.2% 순이었다

 

‘자살 계획’과 ‘자살 시도’ 경험 비율도 사회적 시차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자살 계획률은 사회적 시차 2시간 이상 집단(5.5%), 1시간 이상~2시간 미만 집단(4.5%), 1시간 미만 집단(3.9%) 순으로 높았으며, 자살 시도율 또한 2시간 이상 집단이 3.2%로 1시간 미만 집단(2.0%)보다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사회적 시차가 큰 청소년일수록 자살 생각·계획·시도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다”며 “사회적 시차가 정서적 취약성을 증폭시켜 청소년 자살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의 사회적 시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준의 교육을 넘어 학교 시작시간 변경, 학업 일정 조정 등 주중·주말 생활 패턴을 아우르는 구조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책적으로도 청소년의 수면 건강을 정신건강 정책의 핵심 요소로 통합하고, 지역사회 정신건강 사업에서 수면 리듬 관리 인식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