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가맹점주에 도넛 진열장 등 강매…법원 “과징금 21억 정당”

가맹점주를 상대로 도넛 진열장 등을 거래 강제 품목으로 지정한 던킨 가맹본부에 21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재판장 김민기)는 던킨 가맹본부인 비알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3월 가맹점주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며 비알코리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3600만원을 부과했다.

 

비알코리아는 냉작업대 등 주방설비 16개, 진열장 등 홀 설비 17개, 채반 등 집기류 2개, 샌드위치 박스 등 소모품 3개 총 38개 품목을 거래 강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가맹점사업자는 해당 품목을 비알코리아가 지정한 거래상대방이 아닌 자로부터 살 때 사전에 비알코리아에 서면으로 통지해 승인을 받아야 했다. 비알코리아는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한 정보공개서를 제공하고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비알코리아는 가맹점사업자에게 해당 품목의 구매를 강제한 적이 없고, 브랜드 이미지 통일과 도넛 등 상품의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38개 품목을 원고 승인 없이 다른 사업자로부터 구입할 경우 계약 해지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계약서에 규정했다”며 “실제 불이익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가맹점주들이 다른 거래처를 통한 구매를 단념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비알코리아가 “38개 품목을 비알코리아가 지정하지 않은 다른 거래상대방을 통해 구입한 일부 가맹점사업자에게 실제로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긴 한다”고 짚었다.

 

다만 가맹점사업자가 38개 품목의 거래상대방에 대한 선택권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는 이상 비알코리아가 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없다더라도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또 비알코리아가 구매를 강제한 물품들이 도넛, 샌드위치 등 주요 상품의 맛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방설비는 원재료의 단순 보관 등을 위한 작업 공간이고, 홀 설비는 완제품의 보관·진열용, 소모품은 도넛 보관·진열의 부수 용도에 그치는 물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점주들에게 객관적인 사양이나 기준을 제시한 뒤 직접 구매·설치하도록 하고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도 매장과 상품의 통일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고 비알코리아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