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국내 4대 정유사 중 한 곳의 가격결정부서 대화방에서 직원들이 나눈 실제 대화 내용이다.
이들은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우리 올해 2조 벌듯"이라고도 말했다.
같은 날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리터(ℓ)당 1천800원을 넘어섰다. 더 오르기 전에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로 주유소에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주유소들은 선택권이 전혀 없던 반면 정유사들은 타사와 경쟁 없이 석유제품을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구조였다.
검찰은 정유4사의 석유제품에 사실상 질적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유사들은 석유 저장 탱크를 서로 거래하는 '스와프(SWAP·교환) 거래'를 하는데 서로 석유제품을 주고받는 자체가 품질에 차이가 없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유사들 사이에서 유일한 경쟁 수단은 가격이었는데, 담합과 불공정 계약으로 경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정유사들은 전쟁이 발발하자 이런 불공정 계약 구조 아래서 일제히 유가를 올렸다.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가격 정보를 교환한 뒤 유가를 급등시키자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이를 그대로 반영해 가격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전쟁 발발 당시 정유4사가 상당한 양의 원유를 비축해둔 상태라 가격이 급등할 사유가 없는데도 모든 회사가 일제히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규모로 입금가를 폭등시켰다고 봤다.
정유사들의 담합은 전쟁 이전인 2024년 7월부터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파악한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직접 담합 규모만 14조 2천억원이다.
정유4사가 함께 가격을 인상한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26조원 규모의 담합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정유사들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자영주유소들도 소비자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고 부담은 소비자 결국 몫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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