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관저 쥐잡이 고양이도 잉글랜드 대표팀 응원”

16강전 당일 펍 영업 시간 제한 완화
새벽 5시까지 경기 관람하도록 배려
“곧 물러나는 스타머의 마지막 선물”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가 3-2로 멕시코를 격파하고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잉글랜드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영국 현지 시간으로 6일 새벽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정부의 펍(주점) 영업 시간 제한 완화 조치에 따라 잉글랜드 지역의 펍들은 동이 트기 직전까지 축구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6일 잉글랜드 대 멕시코 16강전 경기를 앞두고 SNS에 올린 동영상 일부.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 소속 수석 쥐잡이 고양이로 유명한 ‘래리’가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스타머가 발로 축구공을 다루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스타머 SNS 캡처

BBC 방송에 따르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이날 시합은 원래 영국 시간으로 6일 오전 1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강한 비와 낙뢰 등 기상 악화로 킥오프가 1시간가량 지연돼 오전 2시에야 경기에 돌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앞서 16강전 당일 잉글랜드 및 웨일즈 지역의 펍 영업 시간 제한을 완화했다. 축구 팬들이 평소와 달리 오전 5시까지 펍에서 맥주 등을 마시며 시합을 관람하고 잉글랜드 팀도 응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경기는 연장전 없이 오전 4시 좀 넘어 잉글랜드의 3-2 승리로 끝났고, 팬들은 시합 종료 후에도 한동안 텔레비전(TV) 수상기 앞을 지키며 기쁨을 나눴다.

 

스타머는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등에 책임을 지고 오는 9월 이전에 사퇴할 뜻을 밝힌 상태다. 그 때문에 스타머의 이번 영업 시간 완화 조치를 두고 “곧 물러날 총리가 마지막으로 잉글랜드 축구 팬들에게 안긴 커다란 선물”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현지 시간으로 6일 새벽 열린 잉글랜드 대 멕시코 16강전 경기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이 득점하자 잉글랜드 북동부 뉴캐슬 지역의 한 펍(주점)에 모여 TV로 시합을 보던 축구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6강전 개시 전 스타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짧은 동영상을 통해 잉글랜드 대표팀을 응원했다.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를 배경으로 한 이 영상에는 북중미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가 관저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가운데 총리실의 수석 쥐잡기 고양이로 유명한 ‘래리’가 축구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오전 4시 넘어 끝난 경기답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잉글랜드 주민들 다수가 시합을 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은 물론 성인 중에는 다량의 음주자도 많기 때문이다. BBC는 일부 학교는 학생들이 평일보다 조금 늦게 등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직장들도 피곤한 직원 및 지각자들의 증가 대비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한편 캐나다, 미국과 함께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인 멕시코는 2-3으로 잉글랜드에 패배해 8강 진출이 좌절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경기 종료 직후 SNS를 통해 “힘내”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셰인바움은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배운다”며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자랑스럽게 멕시코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표팀 젊은이들의 성취는 멕시코인들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월드컵 주최국으로서 멕시코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