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충남도 정무부지사 내정 후폭풍…시민사회 "공직윤리 훼손" 철회 촉구

충남·천안 시민사회 공동성명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 상실…도민 신뢰 저버린 인사"
"정무부지사는 협치·공공성 상징"…박수현 '통하는 충남' 인사원칙 정면 비판
박 지사 '실력 있는 세대교체' 강조와도 온도차…74세 구 부지사 발탁 논란 확산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박수현 충남도지사의 초대 정무부지사 인선을 정면 비판하며 구본영 전 천안시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두 단체는 6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무부지사는 도정과 의회, 정당, 시민사회를 연결하며 도민 신뢰를 바탕으로 협치와 소통을 이끄는 자리"라며 "공직윤리와 사회적 신뢰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핵심 보직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던 인물을 임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 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通)하는 충남’,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수도’를 함께 만들어 나아갈 정무부지사와 정책·정무수석에 대한 인선 내정 결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정책수석 최재용 전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박수현 지사, 정무부지사 구본영 전 천안시장, 정무수석 맹정호 전 서산시장.

이들은 "구 전 시장은 민선 7기 천안시장 재임 중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상실했고, 천안시는 권한대행 체제와 재보궐선거를 거치며 막대한 사회적·행정적 비용을 부담했다"며 "이는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재기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안정성과 시민 신뢰를 훼손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천안시장 재도전에 나섰지만 최종 후보로 선택받지 못했다"며 "법적 책임을 마쳤다고 공직에 대한 사회적 신뢰까지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공직은 권리가 아니라 도민의 신뢰를 전제로 하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사회는 이번 인선을 박수현 지사가 내세운 도정 철학과도 연결해 비판했다.

 

이들은 "'통(通)하는 충남'이 과연 누구와, 어떤 가치와 통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인사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선 9기 충남도가 어떤 인사 원칙과 공직윤리 기준으로 도정을 운영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적 결격사유가 없다는 최소 기준만으로는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충남도는 이번 내정을 철회하고 공직윤리와 공공성을 인사의 기준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논란은 박 지사가 직접 강조했던 '세대교체' 기조와도 맞물리며 확산하는 분위기다.

 

박 지사는 지난 5월 자신의 도지사 출마로 치러진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김영빈 후보를 지원하며 "실력 있는 세대교체"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당시 그는 "김영빈 후보 공천은 실력 있는 세대교체"라고 평가하며 젊은 정치인의 등장을 충남 정치 혁신의 상징으로 강조했다.

 

반면 이번에 정무부지사로 내정된 구 전 시장은 1952년생으로 만 74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세대교체'를 강조했던 박 지사의 메시지와 첫 정무 인선이 다소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박 지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구 전 시장을 초대 정무부지사로 발표하며 "국무총리실 1급 관리관과 23·24대 천안시장을 지낸 중앙과 지방을 두루 경험한 행정가"라며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충남 현안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또 "권한보다 책임을 우선하는 자세로 도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가장 어려운 현안을 가장 낮은 자세로 풀어달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이번 인사가 능력 이전에 공직윤리와 정치적 책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지역 시민사회 관계자는 "첫 정무 인사는 앞으로 4년간 충남도정의 인사 철학을 상징하는 메시지"라며 "도민들이 묻는 것은 법적 자격이 아니라 공직을 맡길 만한 사회적 신뢰가 회복됐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구 전 시장 임명을 둘러싼 공방이 '공직윤리'와 '정치적 재기의 기회' 사이의 가치 충돌로 번지면서 박수현 도정의 첫 인사가 민선 9기 초반 최대 정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