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 격침… ‘大홀란’ [2026 북중미 월드컵]

노르웨이, 사상 첫 8강 진출

홀란, 멀티골 폭발… 브라질 제압 이변
생애 첫 무대서 7골로 득점 공동 선두

상대 전적 2전 전승 ‘어게인 1998’ 쾌거
최다 우승 브라질, 36년 만에 16강 탈락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은 늘 ‘월드컵과 인연이 없는 슈퍼스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유럽 최고의 골잡이로 군림하면서도 조국 노르웨이가 번번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세계 최대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도 TV로 지켜봐야 했고, 한때는 ‘홀란 없는 월드컵이 아니라 월드컵 없는 홀란’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홀란의 무대가 됐다. 그는 생애 첫 월드컵에서 노르웨이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홀란은 6일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대회 16강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노르웨이가 2-1로 ‘대어’를 잡는 데 앞장섰다. 월드컵 통산 최다 우승(5회)을 자랑하는 브라질을 무너뜨린 노르웨이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 무대를 밟았다.

원맨쇼 노르웨이 엘링 홀란이 6일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결승골이 되는 슛을 날리고 있다. 뉴저지=AFP연합뉴스

이날 멀티골을 터뜨린 홀란은 이번 대회 7골째를 기록하며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증명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한 아버지 알피 홀란 덕에 2000년 잉글랜드 리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린 홀란은 독일 도르트문트와 EPL 맨체스터 시티를 거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EPL 득점왕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한 시즌 팀이 3관왕에 오르는 트레블까지 모두 이뤘지만 국가대표에서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 조국 노르웨이가 번번이 월드컵 본선 진출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홀란은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만 16골을 몰아치며 노르웨이를 28년 만에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본선에서도 이어갔다. 조별리그부터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한 홀란은 강적 브라질을 상대로도 두 골을 폭발시켰다.

 

노르웨이는 28년 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2-1로 꺾은 데 이어 이번에도 같은 점수로 승리하며 월드컵 브라질전 2전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36년 만에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제 노르웨이는 8강에서 잉글랜드와 12일 오전 6시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경기 초반은 노르웨이의 흐름이었다. 간결한 패스 플레이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은 노르웨이는 전반 3분 파트리크 베르그(보되/글림트)가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직전 상황에서 알렉산데르 쇠를로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브라질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4분 크리스토페르 아예르(브렌트퍼드)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브루누 기마랑이스(뉴캐슬)가 찼지만, 외르얀 뉠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뉠란은 이후에도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아스널)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이어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후반 23분 마르치넬리 대신 네이마르(산투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먼저 웃은 쪽은 노르웨이였다. 후반 34분 안드레아스 셸데루프(벤피카)의 크로스를 홀란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반면 브라질은 엔드리키(올림피크 리옹)의 슈팅이 뉠란의 선방에 막히는 등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홀란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5분 셸데루프의 패스를 받은 홀란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브라질은 후반 추가시간 레오 외스티고르(제노아)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성공시키며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