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5·18 성역 논란’ 이병태 사퇴 권고

李 ‘토머스 모어 처형’ 언급했다 삭제
靑 “사안 매우 엄중”… 野는 “집단광기”

청와대가 6일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이 부위원장이 “5·18(민주화운동)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경고 조치를 취한 데 이어 거취 정리도 요구한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현재 사퇴 여부를 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 부위원장에 대해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고 알린 뒤 “이후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현재 이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청와대 제공

여당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5·18 조롱 사태를 두고 성역이니, 북한이니 하며 가해자를 감싼 것은 이재명정부 소속 공직자의 자격을 내던진 것”이라며 “직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린 역사를 부정하고 모욕하는 사람은 이재명정부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 부위원장은 하루빨리 자진해서 사퇴하기를 바란다. 사퇴하지 않으면 즉각 최고 수위의 인사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도 “공직의 무게를 감당할 의지가 없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신념을 지키는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그는 글에서 ‘유토피아’의 저자이자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의 “만약 명예(신의)가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세상 모든 사람이 명예로워질 것”이라는 문장을 소개했다.

 

이어 모어가 스스로의 신념을 고수하다 반역죄로 처형당한 역사를 언급하며 “이익(목숨과 권력) 대신 명예(양심)를 택한 삶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4일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에 대해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며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지적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부위원장은 여권의 거센 비판 목소리에도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이며, 이는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 중 하나”라고 맞섰다. 특히 청와대가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엄중 경고 및 재발 방지를 요청했지만 이 부위원장은 5일에도 페이스북에서 “불쾌한 언어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법은 규제와 징계라는 법적 칼날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은 여권의 사퇴 요구를 ‘집단 광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규제를 합리화하라는 규제합리화부위원장의 입도 규제를 당해서 함부로 말을 못하는데 무슨 일을 할 수가 있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