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 군공항을 낙점한 것은 대규모 부지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단지 조성은 군공항 이전이 전제되는 만큼 구체적인 개발 일정은 국방부의 군공항 이전 계획과 연계해 추진될 전망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브리핑에서 “기업들이 후보지 중 군공항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 데서 보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속도전 요청에 정부가 적극 부응한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은 토지 보상과 부지 조성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군공항 부지는 국유지여서 토지 보상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이 적다. 이미 부지 평탄화도 이뤄져 있어 일반 산업단지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광주 군공항은 공군 제1전투비행단과 민간공항이 함께 사용하는 민군 겸용 공항으로, 광주공항 부지와 탄약고 이전부지·안전구역 등을 포함해 약 826만㎡(250만평) 규모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협력업체·연구시설 등을 함께 배치할 수 있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기에 적합한 입지로 평가된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군공항과 함께 후보지로 거론됐던) 첨단3지구는 개발계획이 상당 부분 확정된 상태지만 군공항 부지는 (백지 상태여서) 반도체 생산시설과 협력업체, 연구시설 등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설계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했다. 군공항은 광주 도심과 고속철도(KTX·SRT) 광주송정역이 가까워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 확보에도 수월한 편이다. 현재 김포·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도 운영되고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강점으로 꼽힌다. 도로·공항·항만을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실제 산업단지 조성까지는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 광주 군공항은 광주 도심의 확장으로 2016년부터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 일정은 현재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다”며 “산업단지 개발도 국방부의 이전 계획과 연계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공항 이전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현재 공군 제1전투비행단과 민간공항이 함께 사용하는 민군 겸용 공항인 만큼, 실제 산업단지 개발도 군공항 이전과 맞물려 단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지난 4월 광주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선정했다. 향후 주민투표와 지방자치단체 유치 신청 등을 거쳐 최종 이전 부지가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 클러스터에 400조원씩 투입해 반도체 팹(생산라인)을 2기씩 총 4기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