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대신 ‘추가세수’ 쓴 이유는? 반도체 호황이 바꾼 것 [한강로 경제브리핑]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초과세수’ 대신 ‘추가세수’로 용어를 바꾼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 증가분 일부를 이 기금에 담는데, 예상치 못한 세입을 의미하는 초과세수 개념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연합뉴스

◆초과세수 vs 추가세수, 뭐가 다를까

 

6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단일 회계연도에 정부가 예측한 수준보다 세수가 더 많이 들어올 경우 사용되는 용어다. 정부 세수 전망치라는 구체적 ‘기준점’이 있는 셈이다.

 

반면 정부가 공식화한 추가세수는 추세적인 세수 흐름을 벗어나 더 들어오는 세입에 가깝다. 반도체 호황 이전 평균적인 세수 증가세를 넘어 걷히는 세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추가세수란 용어를 강조한 건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수년간 세수가 이례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 세수 규모는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추경을 통해 국세수입 전망을 당초 390조2000억원에서 415조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선 내년까지 최대 100조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초과세수를 기금에 담으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초과세수를 세출(기금 이전) 항목에 추가하려면 정부는 매번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금 살포성’ 지출이 포함될 가능성이 생기는 등 기금 적립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

 

추가세수에 대한 정의는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가칭)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01p(0.46%) 내린 8051.33에 마감했다. 뉴스1

◆한국서도 24시간 돌아가는 외환시장

 

국내 외환시장이 이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체제 가동으로 전환됐다. 실시간 환율 대응이 가능해져 외환 거래 공백이 해소되고,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됨에 따라 국제통화로서 원화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기존에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였던 원·달러 거래 시간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로 바뀌어 중단 없이 운영된다. 주말과 1월1일을 제외한 한국 공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24시간 개장 첫날인 이날 환율은 오전 6시 1527.60원으로 출발해 오후 3시까지 153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정부와 금융권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지고 환차손 위험이 사라지면서 수출입 기업 경쟁력이 강화돼 환율도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고환율이 단순히 거래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안정화 또는 변동성 확대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을 방문해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듣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사진=연합뉴스

◆무역안보 침해범죄 적발, 역대 최대

 

반도체, 이차전지 장비 등 외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위장해 수출하거나 수출통제를 받는 전략물자를 허가 없이 우회 수출하는 등 ‘무역안보 침해 범죄’ 적발 규모가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무역안보 침해 범죄 적발 규모는 770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 실적(655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유형별로는 외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제3국으로 수출하는 ‘국산 둔갑 우회수출’이 5273억원, 전략물자를 허가 없이 반출하거나 허위 신고하는 ‘전략물자 불법수출’이 243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연간 적발액을 넘어섰다.

 

관세청은 최근 ‘K-브랜드’ 이미지에 편승하거나 주요국의 관세정책 변화로 인한 국가 간 관세율 차이를 악용한 우회수출 시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감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