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팬들 심장 철렁! 마지막 7초 ‘사투’…‘첫 승’ 마줄스의 벼랑 끝 드라마

3쿼터 11점 차 뒤집고 81-79 역전승…조 2위로 월드컵 예선 2R 진출
마줄스 감독 “최고의 수비·에너지…기다려준 팬들께 감사”
이우석 19점·최준용 16점·다니엘 9점 5스틸…“천당과 지옥 오갔다”

[고양=권준영 기자]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벼랑 끝에서 마침내 웃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부임 후 감격의 첫 승을 신고했다.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숙적 일본을 꺾고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진출까지 확정했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최종 6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 이우석이 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일본과 경기에서 버저비터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고양=뉴스1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경기도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최종 6차전에서 일본을 81-79로 꺾었다.

 

패하면 곧바로 예선 탈락이 확정되는 운명의 한판이었다. 한국은 3쿼터 한때 43-54, 11점 차까지 뒤지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강한 압박 수비와 끈질긴 집중력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막판 추격도 끝내 버텨내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3승 3패를 기록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마줄스 감독은 먼저 그동안 대표팀을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거둔 첫 승이다. 그동안 3패를 당했을 때도 묵묵히 응원하며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 치른 경기 가운데 최고의 수비와 에너지 레벨을 보여줬다”면서 “로스터 변화가 많았고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도 있었지만, 코트에 들어갈 때마다 에너지와 허슬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마줄스 감독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 2~3월 열린 예선에서 대만과 일본에 연달아 패했고, 직전 대만전에서는 19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끝에 역전패를 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마줄스 감독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우리 선수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의지와 투지가 넘쳤고, 경기에 진심으로 임하며 열심히 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 에디 다니엘이 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B조 6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고양=뉴스1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 최준용이 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B조 6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이승현과 2대2 플레이를 하고 있다. 고양=뉴스1

대표팀 승리의 중심에는 이우석이 있었다. 이현중이 NBA 도전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이정현(고양 소노)마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우석는 팀 내 최장인 29분25초를 뛰며 19점 7리바운드 3스틸 2어시스트를 기록,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최준용(부산 KCC)도 16점을 보태며 힘을 보탰다. 기록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 건 대표팀 막내 에디 다니엘(서울 SK)이었다.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과 허슬 플레이로 분위기를 주도한 그는 9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에 힘을 실었다.

 

다만 경기 막판 자유투를 연달아 놓치며 아찔한 순간을 만들기도 했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자유투 4개를 잇달아 실패했고, 종료 7초 전에도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며 일본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우석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도 선수들끼리 ‘밀리고 있어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뛰자’고 계속 이야기했다. 분명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고, 그때 역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부분을 코트에서 적극적으로 펼치려고 했다. 동료들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준 덕분에 흐름을 탈 수 있었다”며 승리의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다니엘도 경기 후 “이번에 지면 안 되는 상황에서 조 1위 일본과 맞붙었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지켜낼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선수들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