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인 필라테스 강사 겸 인플루언서 양정원(37)씨의 형사사건을 무마하고자 현직 경찰관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양씨 남편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4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전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 등 6명에 대한 공판 기일을 열었다.
양씨 남편인 이씨 등 일당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쯤까지 다수의 차명 증권계좌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의 주식에 대한 통정·가장매매 265회, 고가매수주문 1339회 등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를 총책급으로 기소했다. 이들 일당이 듀오백 주식을 최소 289억원 상당 거래(약 844만 주 매도·매수)함으로써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최소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씨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재직 중인 현직 경찰관 등에게 양씨의 형사사건 등에 관해 청탁하며 금품을 제공한 사실도 포착, 뇌물공여 혐의로도 기소했다. 이씨는 이들에게 2차례에 걸쳐 룸살롱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 측 변호인은 전날 재판에서 “피고인이 주가 조작에 관한 설명을 (다른 총책급 공범들로부터) 들었다거나 인지한 바가 없다”며 “총책급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명계좌 동원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주식 인수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로 계좌를 이용하는 것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시세 조종을 위해 차명 계좌로 사용된다는 인식이나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서 경관과의 유착 의혹 관련해선 “술자리를 가졌던 등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양씨의 사건 결과가 나온 후 만난 자리기 때문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압수수색을 하다가 나온 자료로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에 수사 과정도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는 대신증권 전직 부장 전모씨, 자칭 기업사냥전문가이자 또 다른 총책급인 김모씨, 전직 K리그 소속 축구선수인 다른 김모씨 등도 연루됐다. 기업가 김씨는 범행 가담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공범 지위는 다투겠다고 밝혔다. 전 축구선수 김씨는 기초적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가담 정도를 다투겠다고 했다. 범행 가담수준 관련해서 피고인 간 진술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이 있는 만큼 재판부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증인 심문을 먼저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시세조종 공범 중 한 명이 대검찰청에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을 신청하면서 드러났다. 2024년 1월 리니언시 제도 도입 이후 이를 활용해 시세조종 범죄를 수사한 첫 사례다.
한편 양씨는 지난 4월29일 자신이 연루된 가맹사기 사건의 대질조사를 위해 강남서에 출석했다. 남편 이씨가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진실이 잘 밝혀지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