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문회 한다고 난리인데…‘홍명보 선임 주도’ 이임생, 캄보디아 간 이유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개혁 논의 본격화 속 해외행 ‘관심’
정해성 사퇴 후 감독 선임 전권…5년 만에 프로 현장 복귀
나가월드FC 기술이사 선임…구단 기술 부문 총괄 맡아

대한축구협회(KFA)를 둘러싼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청문회를 추진하는 가운데, 문체위 소속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한국축구 진단과 대안’ 긴급 토론회를 열고 대한축구협회 거버넌스 개선과 한국 축구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왼쪽),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 개혁은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협회의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축구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대표 감독 선임 시스템과 협회 거버넌스 개선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가 캄보디아 프로축구 무대로 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 구단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2020년 수원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약 5년 만이다.

 

캄보디아 프리미어리그 나가월드FC는 6일(현지시간) 이임생 테크니컬 디렉터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임생 디렉터는 구단의 기술적 방향을 총괄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발전을 지원하는 등 나가월드 전반의 축구 철학과 문화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캄보디아행은 단순한 현장 복귀 이상의 의미를 낳고 있다.

 

이 전 기술이사는 2024년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전권을 위임받아 절차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유럽으로 건너가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거스 포옛 감독 등 외국인 후보들을 직접 면접했지만, 귀국 직후에는 별도의 공개 면접 절차 없이 홍명보 전 감독을 만나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은 이른바 ‘홍명보 빵집 면접’ 논란으로 번지며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 절차를 사실상 대신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이 전 기술이사는 당시 “절차상 문제는 없었고 정몽규 회장이 모든 권한을 줬기에 투명하게 스스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홍명보 전 감독의 연봉 협상에도 이 전 기술이사가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한국 감독도 외국인 감독 못지않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고, 이후 홍 전 감독은 약 216만 유로(약 38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홍 전 감독은 사퇴했고,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기술이사 역시 2024년 국회 국정감사 이후 기술이사직에서 사퇴했다.

 

공교롭게도 국회가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축구협회 개혁을 위한 긴급 토론회까지 여는 시점에 홍명보 전 감독은 미국에, 홍 전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이임생 전 기술이사는 캄보디아에 각각 체류하게 됐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상 청문회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달리 동행명령 등 강제력이 없어 해외 체류 중인 증인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