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소재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한 채씩 보유한 A씨는 양도차익이 큰 단독주택을 팔기 전 아파트를 남편 친구 B씨에게 이전했다. 이후 A씨는 단독주택을 15억원에 양도하면서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국세청이 자금 흐름을 확인해보니 A씨는 B씨가 아파트를 실제 취득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거래에 필요한 매매대금 등을 친구·회사동료를 통해 몰래 전달, 금융증빙을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단독주택 양도시점에 1세대1주택자인 것처럼 세정당국을 속여 비과세를 적용받은 셈이다. 국세청은 이에 A씨에게 6억원의 양도세를 추징하는 한편 A씨는 물론 탈세에 협조한 B씨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해 조사를 착수한 결과, 31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의 탈루 규모는 731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A씨처럼 다주택자가 저가주택을 명의만 허위 이전해 1세대1주택 비과세를 부당하게 적용(가장매매)받거나, 부모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며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확인된 건은 40%에 상당하는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하는 한편 6명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2주택자인 C씨 사례 역시 A씨와 비슷했다. C씨는 양도차익이 큰 서울 소재 고가아파트를 양도하기 전에 본인이 거주하는 저가아파트를 모친의 지인에게 이전했다. C씨는 고가아파트를 20억원에 양도하면서 1세대1주택자로 비과세를 적용, 양도세를 신고했다. 조사결과 C씨는 모친의 지인에게 취득세·재산세를 대납해주고, 양도 후에도 저가아파트에 계속 거주했다. 그러면서 탈세에 협조한 대가로 모친의 지인에게 매월 수십만원의 사례금을 지원했다. C씨 모친은 허위계약서 작성 등 가장매매를 주도했다. 국세청은 C씨에게 10억원의 양도세를 추징하는 한편 C씨와 거래 과정을 주도한 모친, 모친의 지인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부동산 취득 자금원천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업소득 누락 및 법인자금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경우도 있었다. 50대 D씨는 40억원 규모 서울 강남 소재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비롯해 상가, 토지 등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신고소득 등에 비해 부동산이 과다해 조사대상에 올랐다. 자금출처를 조사한 결과, D씨 배우자가 운영하는 축산물 도매업체 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세청이 법인을 추가 조사해보니 거래처에 무자료 매출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 약 30억원을 D씨 배우자가 별도 관리하다가 D씨에게 몰래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축산물 도매업체의 매출누락에 대한 법인세, D씨 부동산 취득자금 증여세 등 31억원을 추징했다.
부모로부터 몰래 증여받은 자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며 세금을 탈루한 사례도 확인됐다. 40대 E씨는 소득이 전혀 없음에도 매월 700만원 이상의 고액 월세를 지급하면서 서울 강남 한강변 소재 고가아파트에 거주했다. 또 수십억원 규모의 주식을 취득하고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지출하는 등 호화·사치 생활을 누렸다. 조사결과 E씨는 임대사업자인 부모로부터 월세, 주식 투자자금, 생활비를 포함한 총 20억여원의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E씨가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에 대해 증여세 13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등 거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세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하고, 탈세행위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오상훈 자산과세국장은 “다주택자 중과 재개 후 증여거래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만큼 다주택자 증여거래를 중심으로 증여재산을 저가평가하거나 증여세를 대납하는 등 편법 증여가 없는지 검증할 예정”이라면서 “부모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자녀에게 양도하거나 매매 형식을 위장해 사실상 증여하는 경우 등 세금 회피 목적의 가족 간 편법 거래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