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을 거부한 재단에 대해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7일 인권위에 따르면 모 재단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육아지원시설 기관장인 A씨는 자녀의 어린이집 하원 등을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 등을 신청했다. 그러나 해당 재단이 대체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하자 A씨는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해당 시간대에 개인 연가를 사용했고, 연가가 모두 소진되자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A씨는 해당 건에 대해 육아를 사유로 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재단은 이에 대해 대체인력 채용 공고를 총 4회에 걸쳐 진행했으나 지원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진정인이 육아시간, 유연근무 등을 신청한 오후 3시부터 6시 시간대는 이용 수요 집중 시간대로 업무 공백 시 다른 직원의 업무 부담 과중,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이 있어 부득이하게 불허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에 대해 “영유아 이용 육아지원시설 특성상 상시적인 현장 대응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시간대 진정인 부재로 다른 직원 업무가 현저히 과중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이용자 특성상 보호자가 동행하며, 해당 시간대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많지 않다. 해당 시간대에 안전사고 신고가 발생한 사실이 없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모성보호제도는 기관장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 제도 사용시 발생하는 업무공백 문제는 업무 재배치, 인력 풀 운영 등 제도적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해당 재단은 대체인력 미채용을 이유로 진정인에게 사실상 연가 사용 또는 육아휴직 선택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육아를 사유로 한 차별행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해당 재단은 시민과 함께 성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대외 정책 수행뿐 아니라 내부 직원에 대해서도 모성보호, 일∙가정 양립이 보장될 수 있도록 마련할 책무가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