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초동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장이 장윤기(23)가 범행 전후 이용한 차량 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공업용 묶음 끈) 다발 등 증거를 인멸해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앞서 이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 전원이 업무배제 됐다.
7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장윤기 사건을 초기부터 수사한 형사과 소속 1개 수사팀을 전날 업무 배제 조치했다.
조치 대상은 이날 오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팀장 A 경감과 나머지 팀원 4명이다.
A 경감의 공석은 형사과 지원팀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메우고, 기존 5고 5교대 근무 체계를 4개 팀 전일제 근무 방식으로 바꿔 수사를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발생 직후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여성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 등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A 경감이 장윤기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팀원에게 삭제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팀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본청 차원에서 꾸려진 전담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앞선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초동 수사 논란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이면서 “엄정 수사를 직접 지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형사 라인을 전면 배제하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광주청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반부패 및 경제범죄수사대 중심으로 편성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은 현직 경찰 간부인 피의자 장윤기(23)의 부친 장 모 경감과 초기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이다.
사건 발생 직후 수사팀은 장윤기를 구속하면서 부친에게 피의자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비밀번호를 확보한 부친은 이튿날인 5월 8일 원룸에 들어가 핵심 범행 동기를 밝힐 수 있는 증거물인 훼손된 성인용품(리얼돌)을 직접 절단해 폐기했다.
또 본가에 보관되어 있던 장윤기의 과거 휴대전화들도 소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의 부실 압수수색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차량 수색 과정에서 트렁크에 숨겨진 과거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발견하지 못하고 차량을 반환했다.
메모리카드는 검찰이 보완수사 단계에서 재압수수색을 통해 이를 뒤늦게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식 보고서 역시 송치 나흘 뒤 회신 받았으나 실무자 실수로 누락되어 지난 2일에야 검찰에 지연 송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