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쌀에… 나토, ‘드론 전력 강화’ 5년간 61조원 투입

자체 무장 속도내는 유럽

11개국, ‘글로벌아이’ 10대 도입
고고도 무인정찰기 최대 5대 확보

‘핵심 방위물자 이니셔티브’ 구성
새 전략수송기 편대도 꾸리기로
뤼터 총장 “투자 헛되지 않을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드론 방어와 공중감시 능력 강화 등 수십억달러 규모의 군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70년 넘게 이어진 집단방위체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장 이후 삐걱거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자체 무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연례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앙카라=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발표에 따르면 나토는 향후 5년간 무인항공기(UAV·드론) 대응 역량 강화에 400억달러(약 6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속한 조달을 위해 드론 장비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7년 말까지 드론 조종사 훈련량 5대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나토 11개국은 공중조기경보·감시기(AEW&C) 글로벌아이(GlobalEye) 최대 10대를 확보한다. 계약 규모는 약 45억달러로 추산된다. 글로벌아이는 스웨덴 제조업체 사브가 공급한다. 드론 편대,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 복잡한 위협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나토는 기대하고 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글로벌아이가 모든 동맹을 위해 동맹 내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규모 감시 드론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고고도 무인정찰기 MQ-4C ‘트리톤’을 최대 5대를 확보한다.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덴마크 4국이 공동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Q-4C 트리톤은 미국 노스럽그러먼이 개발한 것으로, 30시간 이상 비행하며 광범위한 해상·지상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 미군이 주로 운용하는 MQ-4C 기종을 나토가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사브社, 조기경보·감시기 공급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왼쪽 다섯번째)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방위산업포럼에서 나토 회원국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뤼터 총장은 이날 드론 대응 역량 강화, 신규 정찰기 도입 등 군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뒤편에 이번에 최소 10대 확보하기로 한 스웨덴 사브의 ‘글로벌아이’ 영상이 띄워져 있다. 앙카라=로이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나토는 군사자산 공수, 공중급유 등 작전의 유연성을 위해 에어버스의 A400M 기종으로 새 전략수송기 편대를 꾸리고, 기존 A330 다목적 공중급유기(MRTT) 편대에 1대를 증편할 예정이다. 또 국방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 부품 등의 관리를 위한 ‘핵심 방위물자 이니셔티브’에는 벨기에와 캐나다, 덴마크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나토는 자체적으로 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회원국이 공동 운용하고 있다. 현재 약 50년 된 조기경보통제기(AWACS) 보잉 E-3A ‘센트리’ 14대와 수년 전 도입한 RQ-4D ‘피닉스’ 5대를 운용하고 있다.

 

뤼터 총장은 “금융기관은 나토의 안보·방위 강화를 위해 총 217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했다”며 “유럽과 북미가 긴밀히 협력해 차세대 역량을 혁신하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여러 국가가 협력하여 만들어낸 나토 고유의 역량”이라며 “이러한 투자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안보를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쌀에, 지난해 6월 나토 회원국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안보 관련 분야에 지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나토 회원국 자체적으로도 방위비 증액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독일 내각은 이날 내년 정부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국방예산을 전년도 822억유로(약 142조원)에서 내년 1090억유로(약 191조2000억원)로 약 33% 늘렸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기타 안보 지출을 포함하면 내년 국방·안보 관련 지출은 1301억유로에 이른다. 2030년에는 독일의 국방 지출이 연 1900억유로가 넘어설 것으로 독일 재무부는 전망했다.

 

영국·네덜란드·핀란드·폴란드 방위비 확보를 위해 ‘다자간방위메커니즘’(MDM)을 내년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MDM은 방위 투자 확대와 공동 조달 활성화, 핵심 전력 수요 통합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이다. 4국은 MDM을 더 넓은 참여국 연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캐나다는 방위 재원 마련을 위한 ‘국방·안보·회복력 은행’(DSRB)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