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정통망법, 혐오 대응인가 입틀막법인가

온라인 허위·조작 정보 대응을 위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친여권 성향 단체와 법조계 안팎으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한 언론·유튜버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4·16재단과 5·18기념재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혐오 표현을 정보통신망법상 ‘불법 정보’로 처음 규정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현행 제도만으로는 온라인상 혐오와 역사 왜곡의 실제 유통 구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후속 입법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혐오와 역사 왜곡은 특정 인물이나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역사적 진실과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관한 공동의 과제”라며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면서도 인격권을 침해하는 혐오가 방치되지 않도록 제도를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비영리 변호사단체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검열을 제도화하는 입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단체는 “개정법의 ‘허위 조작정보’ 개념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국민이 자신의 표현행위가 규제 대상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결국 처벌이나 제재를 우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하게 돼 표현의 자유를 정면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정보를 이유로 국가가 정보의 진위를 선별하고 국민의 표현을 차단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자유로운 토론과 권력 감시 기능 자체가 위축된다”며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위헌적 조항을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며 “악법이고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정 정보통신방법의 문제를 “국가가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 무엇이 혐오인지 아닌지를 직접 정하고 처벌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와 함께 독소 조항을 삭제한 전면 재개정안의 당론 발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