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브리핑] ‘재판소원’ 11·12호 사건 회부… 내용은? 外

헌재, 법원 재판·결정의 위헌 여부 살펴본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정식 도입… 기준 완화
檢, 14억 사기 태영호 장남에 징역 5년 구형

선고유예를 받기 전에 저지른 범죄라도 그 판결이 선고유예 기간 중 확정됐다는 이유로 유예를 취소하고 형을 선고한 법원 판결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항소이유서를 늦게 냈다는 이유로 항소를 각하한 법원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 사건도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두 사건은 법원 판결 또는 결정을 헌재가 다시 들여다보는 재판소원 사건 중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11·12번째 사건이다.

 

정부가 세계를 여행하며 원격으로 일하는 외국 인재를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명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를 정식 도입했다. 검찰은 14억원대 가상자산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헌재기가 펄럭이고 있다. 6일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1324건 중 12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뉴스1

◆선고유예 이전 범행으로 유예 취소 등 판단

 

헌재는 7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최근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가 법원을 상대로 낸 재판취소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7월 인천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벌금 7억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는데, 지난해 11월 별건 업무상 배임죄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법원은 같은 해 12월 선고유예의 효력을 없애달라는 검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A씨에게 벌금 7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해당 결정에 불복했지만, 2심과 대법원 모두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A씨는 선고유예 실효 규정과 그 규정을 적용한 법원 결정이 평등원칙에 반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전원재판부가 본격 심리할 재판소원 12번째 사건은 법원의 항소 각하 결정에 관한 건이다. B씨 등 3명은 2024년 5월 학교폭력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이듬해 7월17일 1심에서 기각되자 같은 달 31일 항소한 뒤 10월12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소송기록접수통지로부터 40일)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달 20일 각하했다. B씨 등은 “법원 결정 전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음에도 각하 결정을 한 것은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재판취소를 청구했다.

 

한편 지난 3월12일 재판소원 시행 이후 이달 6일까지 접수된 사건은 누적 1324건이라고 헌재는 설명했다. 이 중 12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1109건은 각하됐다.

지난달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탤런트 페어(Global Talent Fair)’를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 이재문 기자

◆비수도권 거주시 소득기준 연 5000여만원

 

법무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운영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디지털 노마드는 유목민처럼 떠돌면서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일하는 이들을 뜻한다. 법무부는 202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시범 운영 성과를 분석하고 일부 개선사항을 반영해 정식 운영안을 마련했다. 정식 운영안에선 비자 발급 요건이 시범 운영 때보다 완화됐다. 연령이 어리거나 비수도권 또는 인구감소(관심)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소득요건이 한국의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1∼2배로 낮아졌다. 시범 운영 땐 연령이나 체류 지역에 따른 구분 없이 소득이 한국의 전년도 1인당 GNI의 2배 이상이어야 했다.

 

최대 체류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해외 우수 인재가 한국을 충분히 경험하며 한국을 정착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체류 기간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전 세계 창의적인 인재들이 한국을 경험하도록 기회를 확대하려는 목적”이라며 “우수 인재가 한국의 매력을 경험하고 자발적으로 정착해 우리나라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정착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8개국 이상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운영 중이다.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은 그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으로 있던 2024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

◆가상자산 투자 명목으로 편취 후 ‘돌려막기’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허정룡) 심리로 열린 태모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액이 14억원에 달하는 데다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신뢰 관계를 악용했고, 다른 투자자들의 돈으로 채무를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가는 등 죄질이 중대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태씨는 가상자산에 대신 투자해 수익을 내주겠다며 지인들로부터 약 1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태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에 금융거래 내역과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태씨도 최후진술에서 “잘못했다. 한 번만 선처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9월2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앞서 같은 법원은 이 사건 관련 민사소송에서 태씨가 피해자들에게 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