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한 ‘K방산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생산 역량과 검증된 기술력이 나토의 오랜 노하우와 합쳐진다면 양측의 안보 역량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것”이라며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으로의 격상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서방 핵심국들이 참여하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글로벌 다자 외교무대에서 외교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실용외교를 토대로 한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찾은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토 방위산업포럼 제4세션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이 (나토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며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지키는 안보협력의 동반자로서 나토와 함께 ‘더 안전한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나토의 방위산업 연대’를 주제로 한 이번 연설을 통해 한국이 나토와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방위산업 역량을 함께 축적해 온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기술의 공동연구를 과감하게 확장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연구 개발하는 과정은 기술의 표준을 일치시키고 혁신의 방향을 공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한국이 참여하는 나토의 탄약, 우주 분야 협력 프로그램처럼 더 많은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무기체계를 함께 연구·생산·운용하는 파트너십 2.0으로의 격상을 제안하며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를 공동 관리하며 에너지 위기에 함께 대응하듯 방위산업에서도 이러한 지혜가 발휘되는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포럼 참석에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면담에서 “직접 뵈니 너무 반갑다”고 했고, 뤼터 사무총장은 “한·나토 관계가 계속 강력히 발전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각별히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나토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대표들이 함께하는 소인수회담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검토했으나 중동 상황 등 국제정세를 고려해 불참한 바 있다. 이번 순방은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산 협력을 본격 추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지정학적 불안정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토 동맹국들은 국방비를 증액하고 자체 방산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자유·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 회원국들과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이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공식 만찬 등을 계기로 대화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8일까지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이어간 뒤 9∼11일에는 몽골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몽골이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몽골 국빈 방문을 통해 북측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 간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역내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담은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