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초동수사 부실과 수사팀의 증거인멸 정황을 직접 겨냥했다.
◆ 한동훈 “보완수사권 폐지되면 억울한 피해자 속출”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장윤기 아버지가 현직 경찰 신분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경찰 수사팀장까지 ‘친구인 경찰 간부의 아들’을 위해 증거인멸에 적극 가담했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영영 묻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윤기 사건은 경찰만이 수사를 할 수 있게 되면 억울한 피해자가 수없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보통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소 잃고 오히려 외양간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한다”면서 “이대로라면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게 될) 10월 2일 이후 장윤기 사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여권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몰입하는 이유에 대해 “전당대회에만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라며 “전당대회만 이기면 그만이고 국민의 삶은 어떻게 되든 안중에도 없다는 말이냐”라고 각을 세웠다.
다만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데는 검찰의 보완수사뿐 아니라 경찰 자체 감찰이 작용한 측면도 있어 개별 사건의 유착·부실수사 문제를 제도 존폐 논쟁으로 곧바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는 반론도 나온다.
◆ 초동수사 부실 정황…수사팀 전원 업무배제
실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부터 부실 논란을 불렀다. 앞선 7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장윤기(23) 사건을 초기부터 수사한 형사과 소속 1개 수사팀을 전날 업무 배제 조치했다.
조치 대상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팀장 A경감과 나머지 팀원 4명이다.
A경감은 지난 5월5일 사건 발생 직후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공업용 묶음 끈)와 리얼돌(여성의 신체를 본떠 만든 성인용품) 등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A경감이 장윤기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팀원에게 삭제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팀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본청 차원에서 꾸려진 전담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별도로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광산경찰서와 장윤기 부친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 부친 증거인멸·경찰 유착 의혹
한편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은 현직 경찰 간부인 피의자 장윤기(23)의 부친 장모 경감과 초기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이다.
사건 발생 직후 수사팀은 장윤기를 구속하면서 부친에게 피의자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비밀번호를 확보한 부친은 이튿날인 5월8일 원룸에 들어가 핵심 범행 동기를 밝힐 수 있는 증거물인 훼손된 성인용품(리얼돌)을 직접 절단해 폐기했고, 본가에 보관되어 있던 장윤기의 과거 휴대전화들도 소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수사팀의 부실 압수수색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결국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 사건의 초동 수사 논란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이면서 “엄정 수사를 직접 지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