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를 위시한 반도체 대형주가 연일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작년부터 숨 가쁘게 불장을 이어온 한국 주식시장이 고점을 통과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주가 전망과 관련, '일시적 노이즈'로 치부하는 시각이 대체로 우세하지만, 가파르게 치솟던 이익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과거 국면을 살펴보면 반도체 주가와 외국인 수급은 실적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적 증가율에 상당히 연동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반도체 업종은 내년에도 40~50%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올해보다는 현저히 증가율이 둔화하기 때문에 투자 센티멘트는 피크아웃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 원인은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속도가 내년에는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짚었다.
올해는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70∼80% 많은 7천250억 달러로 늘었지만, 내년에는 1조1천억 달러로 증가율이 50%대로 줄어들 전망이어서다.
그런 만큼 7월 후반 빅테크들의 실적과 투자 계획 발표 시점 전후가 반도체가 조정을 받는 현재 흐름이 바뀌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허 연구원은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 실적과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나올)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의 정보공백을 가격 조정으로 반영 중인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계속 늘어날지, 신규 팹 가동 이후에도 메모리 수급과 이익률이 유지될지 등 당장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전날 삼성전자가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다음 분기, 내년에도 계속 시장 눈높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없는 상황 자체가 조정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이다.
노 연구원은 "시장이 2027년 이후를 의심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반등 역시 2분기 호실적 확인만으로는 부족하다. 높아진 3분기 허들을 넘는 리비전과 AI 설비투자 지속성에 대한 추가 정보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80∼90을 오가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변동성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변동성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보니, 호재성 재료들도 악재성 재료, 상방 재료 피크아웃과 같이 부정적인 해석을 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그동안 반도체주의 재평가 재료로 작용했던 장기공급계약(LTA),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점증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수 변동성과 지수 방향성을 동일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면서 "방향성이 본격 하락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적 피크아웃, 차분기 감익 등이 현실화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신호는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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