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7-08 15:18:28
기사수정 2026-07-08 15:18:28
예멘·수단·이란·OPEC 등 전방위 불화 속 관계 파열음 지속
걸프 지역 양대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갈등이 금융 분야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우디 중앙은행이 UAE 계좌에 대한 송금을 차단하거나 지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UAE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AFP연합뉴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사우디 법인이 UAE 측 계좌로 송금한 자금을 사우디 중앙은행이 명확한 사유 고지 없이 되돌려 보내거나, 관련 지급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한 헬스케어 기업 임원은 수년간 거래해온 사우디 측 거래처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 결제 3건이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로막힌 상태라고 FT에 전했다.
이 임원은 "대금이 송금인이나 수취인에게 아무런 사전 고지도 없이 일주일가량 묶여 있다가 그대로 반환됐다"며 "현지 은행 직원에게 문의했으나 사우디 중앙은행의 차단 조치로 인해 세부 사항을 안내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또 다른 기업 임원은 "사우디 기업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으려면 이제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사우디와 거래하는 공급업체들의 상당수가 UAE 업체들인 만큼, 그들이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셈"이라고 FT에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몇 주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돈을 부치려는 개인들까지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 몇 년간 고조된 양국의 갈등 전선이 민간 경제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걸프 지역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사우디와 UAE는 연간 교역 금액이 200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긴밀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2023년 수단 내전을 기점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단 정부군을 지원한 반면, UAE는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예멘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군을, UAE는 분리주의 세력인 민병대 남부 과도위원회(STC)를 각각 지원하며 양국의 입장이 엇갈렸다.
이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며 걸프 국가 간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지만, 전문가들은 양국의 잠재적 균열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UAE는 지난 4월 말 사우디가 사실상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주변국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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