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사건’서 장애인 조사 적절했나…인권위, 장애인시설 수사 대해 경찰 직권조사 개시

국가인권위원회가 색동원 사건 등 장애인거주시설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장애인 인권과 조사 참여를 보장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권조사에 나섰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경찰청, 서울경찰청 및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서 대상으로 ‘색동원 등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수사 과정의 권리구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 대상 관서는 최근 3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수사 의뢰 사건 현황 등을 분석한 뒤 확정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인권위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색동원 사건이 조사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색동원은 인천 강화도 소재 중증장애인거주시설로, 시설장이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범정부 차원 대응이 있었고, 서울경찰청은 피해자에 대한 범죄사실을 중심으로 시설장 등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경찰이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상대로 음성 진술 중심의 조사 방식을 펼친 것이 적절했는지 등 장애인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인권위는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피해자의 조사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는지, 장애 특성을 고려한 피해 확인 노력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장애인 거주시설은 시설 종사자와 입소인 사이에 강한 의존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외부 접촉이 제한되는 특성이 있다”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의 경우 일반적인 구두 진술 중심 조사만으로는 피해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행동 관찰, 생활 기록, 주변인 진술 등 장애 특성을 고려한 피해 확인 절차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직권조사는 색동원 등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 수사 시 의사소통과 의사표현의 특성을 고려한 편의 제공 여부, 신뢰관계인 및 진술 조력의 실질적 지원 여부, 구술 외 피해 확인 수단의 활용 여부, 장애인 거주시설의 폐쇄성, 권력관계, 반복 피해 가능성 등 구조적 특성이 고려되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인권위는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 방법과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면 피해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수사 절차에서 배제되거나 피해자 인정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인간 존엄과 가치, 평등권, 재판청구권,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상 사법절차에서의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인권위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피해자가 형사사법 절차에서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참여하고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수사 절차의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