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진 공공임대주택 사업 중 상당수가 공공성이 떨어져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할 수 없다는 시민단체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정부가 장기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안정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취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8∼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 같은 상황을 공공주택 공급 확대로 해소할 수 있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 중 상당수가 공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영구임대·50년 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통합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공공이 직접 건설해 부동산 시장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저렴하게 20년 이상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며 이를 ‘진짜’ 공공임대주택으로 분류했다. 반면 이들과 다른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성이 부족하거나 단기간만 거주 가능하고, 도심 집값 과열을 초래할 수 있는 유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전체 공공주택 197만 호 중 ‘진짜’ 공공임대주택은 101만6000호로 절반을 조금 넘게(51.5%) 차지했다. 국민임대가 61만2000호(3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영구임대 22만5000호(11.4%), 50년 임대 11만5000호(5.8%), 장기전세 4만1000호(2.1%) 순이었다. 그 외 공공주택 유형 중에선 전세임대가 34만5000호(17.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매입임대 23만6000호(12%), 행복주택 18만1000호(9.2%), 10년 임대 17만2000호(8.7%) 순이었다.
‘진짜’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은 최근 10년 동안 감소했다. 2015년 기준 전체 공공주택 개수는 약 125만7000호로, 이중 ‘진짜’ 공공주택 개수는 88만5000호로 전체 공공주택 중 70.4%에 달했다. 반면 2024년 기준으론 전체 공공임대주택도 늘었지만, 이중 ‘진짜’ 공공주택 비율은 18.9%나 감소했다. 총 주택 수 대비 ‘진짜’ 공공임대주택의 비율도 매년 4%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내집 마련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량도 좀처럼 늘지 않았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인근 대비 30% 수준 집값으로 공급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공급량이 1만9000호 수준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집값 안정과 주거비부담 완화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면, 장기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진짜’ 공공임대주택이 총 주택 수의 20%까지 도달한다면 전∙월세 안정에 기여하여 시민들의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과 신축약정매입 임대주택 공급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은 향후 주택가격 상승 시 입주민의 분양 부담이 커지고 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봤고, 신축약정매입 임대주택은 매입 과정에서 고가매입∙혈세낭비∙집값과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이재명정부는 분양원가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공개 시 가격거품을 예방할 수 있어 거품 없는 아파트 공급을 가능케 하고, 개발이익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비리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